볼턴 취임 3일만에 만나 협의… 맥매스터 경질후 채널복원 나서
鄭 도착날, 日 야치도 워싱턴에… 한미일 ‘3각 외교전’ 긴박
푸틴 “문재인 대통령과 6월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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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 실장이 워싱턴 시간으로 11일 오후 백악관에서 미국 NSC 측과 2시간가량 예비협의를 했다”며 “12일 오전에는 볼턴 보좌관과 만나 협의를 갖는다”고 밝혔다. 정 실장과 볼턴 보좌관의 회동은 미국이 반군에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는 시리아에 대한 군사조치를 검토하면서 하루 늦춰졌다. 그 대신 정 실장은 이날 매슈 포틴저 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등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허버트 맥매스터 전 보좌관과 긴밀한 공조를 이어왔던 정 실장은 볼턴 보좌관과도 하루빨리 핫라인을 구축하고 남북, 북-미 정상회담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릴레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국무장관에 내정된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 간 긴밀한 접촉을 이어오는 가운데 한미의 외교안보 컨트롤타워인 NSC 차원의 공조체제를 재구축하려는 것이다. 정 실장의 미국 방문은 볼턴 보좌관이 9일(현지 시간) 취임한 지 이틀 만이다.
일본 정부는 일본인 납북자 문제가 남북, 북-미 정상회담 테이블에 올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청와대 내에선 북한 인권 문제가 비핵화 합의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정 실장의 워싱턴 방문은 주미 대사관에서도 조윤제 대사와 정무라인만 알았을 정도로 극비리에 진행됐다. 일각에선 지난달 정 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면담 결과를 설명한 뒤 청와대가 이를 다시 언론에 상세히 브리핑한 것을 두고 한미 간에 이견이 있었다는 말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의 북-미 중재 외교에 시선이 집중되는 것을 놓고 백악관이 불편해했고, 이 때문에 이번에는 청와대가 아예 정 실장 방미에 대해 말을 아끼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정 실장은 볼턴과의 회동에서 비핵화 로드맵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6월 한-러 정상회담 개최를 공식화하면서 북핵 외교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푸틴 대통령은 “6월 문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하는 동안 한반도 상황을 포함해 양국 협력과 다양한 국제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 워싱턴=박정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