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청와대 본관 백악실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대표를 만나고 있다.청와대 제공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13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의 단독 영수회담에서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반대하지는 않으나 ‘북핵 폐기 회담’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임명 철회와 청와대발(發) 개헌안의 철회, 정치보복 수사 중단 등을 요청했다.
홍 대표는 이날 문 대통령과의 단독 영수회담 후 한국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문 대통령에게 요청한 사항을 설명했다.
앞서 문 대통령과 홍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약 3시간 45분까지 단독 영수회담을 가졌다. 이는 청와대가 지난 12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홍 대표 측에 회담을 제의한 데 대해 홍 대표가 회의 주제를 국내 정치현안 전반으로 역제안하고, 이를 문 대통령이 수용하면서 성사됐다.
그는 “남북 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을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북핵폐기회담이 돼야 한다”며 “폐기는 단계적이 아닌 일괄 폐기가 돼야 하고 6개월에서 1년 이내에 리비아식으로 핵을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반대하지 않는다는 답을 원한 것 같다”며 “두 정상회담을 반대할 이유는 없다. 문제는 위장 평화 공세에 속아 일시적인 위장 평화 상태를 유지하는 게 도움이 되느냐. 우리는 안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니 이 점을 감안해서 정상회담에 임해주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고 부연했다.
두 번째로는 완전 북핵 폐기가 되기 전에 제재 완화하는 것은 절대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로 홍 대표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문제 등 일련의 한미 동맹 균열에 우려를 표하면서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한미 동맹을 강화시키는 조치를 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홍 대표는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임명 철회 ▲정치보복 수사 중단 ▲지방선거 중립 ▲홍장표 경제수석 비서관 해임 등을 요청했다.
홍 대표는 “저희들이 정말 걱정하는 것은 ‘이 정권이 위험한 도박을 하고 있다. 미국까지 끌어들여서 정말 위험한 도박하고 있다’는 얘기를 전했고, 그것이 우리 당의 의견이라고까지 말했다”며 “대통께께서 잘 판단 하시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