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감, 교원 5만여명 인사권… 올 예산 9조 인물-정책 모른채 깜깜이 투표 반복 전문가 “TV토론 등 검증 강화해야”
이번 교육감 선거를 계기로 ‘교육 소(小)통령’으로 불릴 만큼 막강한 교육감의 권한을 적절히 견제하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교육감은 광역 시도의 유치원부터 고교에 이르는 초중등 교육행정을 집행하는 ‘지역 최고 교육 행정가’다. 서울시교육감의 경우 서울시교육청과 11개 교육지원청, 1195개 유치원 및 각급 공립학교 교원 5만5167명(2017년 7월 기준)에 대한 승진 전보 등 인사권이 있다. 올해 예산은 9조1512억 원에 이를 정도다.
서울시교육청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있는 한 고교 교장은 “교육청 안에서는 교육감의 지시를 어길 수 없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조성된다”며 “중앙정부(교육부)의 견제 기능이 있지만 주민투표를 통해 선출됐고, 워낙 정치색도 강한 인사가 많아 적극적인 개입이 이뤄지는 것을 기대하는 건 어렵다”고 말했다.
가장 바람직한 교육감 견제 방법으로 ‘제대로 된 투표’를 꼽는 전문가들도 있다. 교육감의 실제 위상과 권한의 중요성에 비해 인물과 정책에 대해 잘 모른 채 ‘깜깜이 투표’가 이뤄지는 정치 문화가 개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희규 신라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육감 후보들의 정책 발표나 TV 토론을 더욱 활성화해서 정책과 인물 검증에 대한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자룡 bonhong@donga.com·이세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