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함께 꿈꾸는 혁신성장]<7> 영상 솔루션 스타트업 ‘4D리플레이’
미국프로농구(NBA) 새크라멘토 홈구장에 설치된 4D리플레이 영상 장비의 모습. KT 제공
이 카메라들은 영화 ‘매트릭스’를 통해 널리 알려진 촬영 기법인 ‘타임슬라이스’ 영상을 만든다. 타임슬라이스는 시간이 멈추거나 느리게 가는 느낌을 주기 위해 특정한 순간의 피사체를 보는 각도를 바꿔가며 보여주는 촬영 방식. ‘타임슬라이스’ 영상 제작 솔루션을 개발하는 ‘4D리플레이’의 이상윤 상무는 “조만간 미국 측 고객과의 회의를 위해 미국에 가져갈 장비를 세팅하는 중”이라며 “평창 겨울올림픽 방송에서 기술을 선보인 뒤 해외에서 문의가 부쩍 늘었다”고 설명했다.
4D리플레이 직원들이 경기 성남시 판교 자사 작업실에 있는 영상 장비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장비는 여러 각도에서 찍은 장면을 이어 영화 ‘매트릭스’에 나온 ‘타임슬라이스’ 영상을 만든다. 성남=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이런 기술이 알려지면서 여러 곳에서 투자와 협업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KT. 5세대(5G) 이동통신을 준비하고 있는 KT는 5G로 제공할 수 있는 차별화된 영상 콘텐츠가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던 중 4D리플레이 기술에 주목하고 협업을 제안했다. KT와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는 4D리플레이를 2016년 6월 육성기업으로 선발해 보육공간을 제공하고 미국 등 해외 진출을 지원했다. 이후 KT는 투자까지 결정하고 지난해 11월 100만 달러(약 10억7000만 원)를 투자했다. 이 회사의 2016년 매출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당시 이 회사는 KT를 포함해 일본 및 국내 기업으로부터 총 45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4D리플레이의 기술은 지난해 6월 U-20 월드컵 방송 중계에 활용돼 호평을 받은 뒤 이번 평창 겨울올림픽 중계에도 활용됐다. 특히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산하 단체인 올림픽방송서비스(OBS) 입찰에서 인텔과 경쟁을 벌였는데, 압도적 영상 처리 속도를 보여 입찰을 따낼 수 있었다.
평창 올림픽 경기 장면을 담은 4D리플레이의 영상은 KT 통신망을 타고 세계에 전해졌고, 크게 주목받게 됐다. 이상윤 상무는 “올림픽 이후 기존에 관심을 보였던 미국과 일본은 물론이고 사우디아라비아, 태국, 동유럽 등에서도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4D리플레이는 최근 미국 메이저리그, 일본 프로야구에 영상을 제공하는 등 사업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고윤전 KT 미래사업개발단장은 “4D리플레이는 대기업과의 사업 협력과 투자를 통한 협력의 대표적 기업이 됐다”며 “앞으로도 KT는 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과 다양한 협업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