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수미 기자의 골든걸 푸드 크리에이티브]
하늘, 땅, 물, 불 등 요소(elements)를 뜻하는 레스토랑 이름 ‘엘리멘츠’ 로고는 태극기의 건곤감리 모양을 본 따 만들었다.
두바이의 세계적인 호텔 ‘버즈 알 아랍’의 수석 총괄 주방장으로 글로벌 감각을 쌓은 에드워드권(46). 올해 초 방한한 칼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그의 식당에서 오찬을 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최근 그가 평창군의 의뢰를 받아 개발한 ‘평창 올림픽 특선 메뉴’ 10가지는 남다른 아이디어, 맛과 모양으로 연일 매스컴에 오르내리며 호평을 받았다.
한식 코스 첫 번째 음식으로 제공하는 현미, 땅콩, 우유로 끓인 타락죽. 미나리 즙을 넣은 올리브오일과 미니 쑥 장식을 더했다.
“미국, 중국, 두바이 등 해외에서 오래 일할 때는 한식을 많이 변형해서라도 ‘세계화된 한식’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그런데, 최근 제 생각이 바뀌었죠. 한식이라고 하면, 적어도 한국 사람이 먹고 나서 한식이라고 말할 수 있는 범주 안에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요. 셰프의 한 사람으로 ‘한국 음식’을 ‘한국 문화’로 남겨야 한다는 고집이 생긴 겁니다.”
전복 황금팽이 계란찜. 볶은 황금팽이 버섯을 맨 밑에 깔고, 계란찜과 전복을 차례로 올렸다. 캐비어와 금장식을 얹어 가장 고급스러운 요리.
방울토마토의 상큼함, 초고추장 소스의 매콤, 새콤달콤함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토마토 김치.
바닷가재 완자탕. 프랑스 수프 콘소메처럼 계란 흰자로 거품, 기름기 등을 제거한 담백한 육수국물을 넣었다.
코스 요리를 먹으면서 한번은 웃음 짓게 해야
“코스 요리를 먹을 때는 맛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재미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예요. 지루하면 안 되죠. 한 편의 드라마처럼 기승전결이 있어야 하고, 또 한번은 웃고 지나갈 수 있는 위트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엘리멘츠’에서 직접 만드는 각시탈, 하회탈 모양의 흑미 아이스크림. 옆을 장식한 망고겔, 레몬겔이 앙증맞다.
‘랩 24’, ‘엘리멘츠’ 셰프들이 함께 쓰는 개방형 주방이 두 레스토랑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다보니 음식에 대한 평가가 엇갈려 하루에도 수십 번 천당과 지옥을 오간다고 할까요? 누구보다 스릴을 즐기는 사람이 셰프라는 직업에 맞을 거라고 제가 후배들에게 늘 말하곤 합니다(웃음).”
이른바 ‘스타 셰프’로 28년 요리 경력을 지닌 그의 겸손함이 돋보인다.
‘엘리멘츠’ 위치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120 르 메르디앙 서울(구 리츠칼튼 호텔) F층
런치코스 오전 11시 30분∼오후 3시
5만2500원, 9만5000원,
디너코스 오후 6시∼10시 30분
10만5000원, 13만5000원.
글=계수미 전문기자 soomee@donga.com
사진=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엘리멘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