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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北에 납북자 문제 제기할것”… 비핵화外 인권도 압박

입력 | 2018-04-19 03:00:00

트럼프-아베 ‘마러라고 정상회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 시간) 플로리다에 있는 자신 소유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일본을 위해 납치 문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이날 5월 또는 6월 초 열릴 예정인 북-미 정상회담 대응 방안으로 북한 핵·미사일 계획의 ‘완전하고도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법으로 폐기’를 지향한다는 방침을 확인하고 북한에 대해 최대한의 압력을 유지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이날 회담은 처음 양 정상 간에 55분간 진행된 뒤 1시간 10분 동안 소인수 회담으로 진행됐다. 소인수 회담엔 일본 측에서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관방부(副)장관과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국가안전보장국장이, 미국 측에선 존 설리번 국무장관대행과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그리고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참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베 총리와 같은 파란색과 흰색 줄무늬 넥타이를 매고 기자들 앞에 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등 대화 국면에서 일본이 소외되고 있다는 ‘저팬 패싱’ 우려를 해소하려는 듯 자신과 아베 총리 그리고 미국과 일본의 관계를 “매우 매우 특별하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시종일관 ‘도널드’로 부르며 친분을 과시했다.

아베 총리는 모두발언에서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미국과 일본이 국제사회를 리드해 압력을 최대한으로 높인 결과, 북한이 대화를 요청해왔다. 우리의 접근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을 결단한 대통령의 용기를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 미국은 북한 문제에서 의견이 완전히 일치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가 납치문제 제기를 요청하자 “납북 일본인 문제를(북-미 정상회담에서) 제기할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해결해야 할 때다. 일본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기쁜 표정으로 “일본이 납북자 문제를 얼마나 걱정하는지에 대한 깊은 이해를 보여줬다”며 감사를 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외에 일본인 납북자와 억류 미국인 등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할 방침이다.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북한에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인 김동철, 김상덕, 김학송 씨 문제가 북-미 정상회담 준비 과정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 앞에서 “혹 가능하다면, 시간이 된다면 우리는 내일 아침 살짝 빠져나가 (아베 총리와) 골프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골프 회동 요청을 한 차례 거절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재차 제안하자 미일 간 밀월 분위기를 깰 것을 우려해 받아들였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얘기를 꺼내자 옆에 서 있던 아베 총리는 쓴웃음을 지었다.

정상회담을 끝낸 뒤 만찬을 앞두고 두 정상은 부부 동반으로 별장 앞 잔디밭을 함께 거닐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직 포르노 여배우와의 스캔들로 인한 불화설을 불식하듯 멜라니아 여사의 손을 잡고 등장했다. 아베 총리는 사학재단 모리토모(森友) 스캔들의 주인공 아키에(昭惠) 여사와 손을 잡지는 않았으나 아키에 여사가 잔디밭에서 나올 때 넘어지지 않도록 손을 내밀기도 했다.

소인수 회담에 참석한 니시무라 관방부장관은 이날 회담에 대해 “대부분 북한 문제였다”며 이틀째가 되는 18일 워킹런치에서는 통상문제가 의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서영아 sya@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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