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독전’ 스틸컷
지난해 10월 31일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배우 고(故) 김주혁의 유작 중 하나인 영화 ‘독전’의 이해영 감독은 19일 고인과의 촬영에 대해 “현장에서 카메라 돌아가는 순간, 첫 커트를 촬영할 때 너무 짜릿하고 너무 엄청나서 입을 떡 벌리고 구경만 했다”고 회상했다.
이 감독은 이날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독전’(이해영 감독)의 제작보고회에서 진하림 캐릭터를 맡은 김주혁의 연기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독전’은 아시아 마약 시장 거물을 쫓는 형사가 조직의 후견인과 버림받은 조직원, 조직의 숨겨진 인물 등과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범죄 액션 영화로, 김주혁은 아시아 마약 시장의 거물 진하림 역을 맡았다.
이어 “주혁 선배님은 악역도 많이 했고, 강력한 캐릭터 연기를 보긴 했는데 진하림은 그간의 악역 캐릭터들과 사뭇 다른 지점이 있어 궁금했다”며 “캐릭터 이야기를 할 때 선배님은 질문을 많이 헀다. 말을 크게 할까, 작게 할까, 탁성일까, 아닐까, 피부는 하얄까 하면서”라고 김주혁과의 소통 과정을 설명했다.
또 “기벽있는 캐릭터에 대해 자잘하게 질문했는데 단 한번도 의견을 안 주셨다. 매번 말씀하신 건, 가봐야알 것 같다고 하더라. 전체 리딩 때도 안 보여주시더라. 그런데 현장에서 카메라 돌아가는 순간, 첫 커트를 촬영할 때 너무 짜릿하고 너무 엄청나서 입을 떡 벌리고 구경만 했다”며 “촬영 내내 엄청난 감독으로서 관객으로서 엄청난 경험이었다”고 떠올렸다.
김주혁이 본 진하림 캐릭터는 어땠을까. 김주혁은 세상을 떠나기 약 한 달 전인 지난해 9월 씨네21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맡은 적 없는 인물을 연기하는 재미에 빠져 있다. 하림도 그 연장선에 있는 것 같다. 거물이고, 중국 배경의 인물이니만큼 뭔가 좀 특이하겠다고 생각했고, 과장하지 않는 선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감독이 따로 주문한 사항이 있느냐는 질문에 “알아서 잘해보라고 하더라. (웃음) 캐릭터를 보면 ‘공조’ 때 차기성이 가진 매력이나 강렬함을 기억할 텐데 그것과의 차별성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한 적 있다”며 “감독님이 아토피를 가진 설정이나 예민한 성격 그리고 잘 씻지 않는 성격을 캐릭터에 부여해줬다. 그 덕분에 캐릭터에 대해 정리가 잘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주혁의 유작인 ‘독전’에는 배우 조진웅, 류준열, 차승원, 김성령 등이 출연한다. 개봉은 5월 24일.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