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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 마주설까… 세계 눈길 쏠린 5cm 시멘트 턱

입력 | 2018-04-20 03:00:00

[남북정상회담 D-7]회담 열릴 판문점 미리 가보니




그래픽 김성훈 기자 ksh97@donga.com

‘대립의 긴장이 극에 달한, 대한민국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

18일 오후, 판문점에서 남측으로 2km가량 떨어진 안보견학관에서 기자들을 맞이한 유엔사령부 공동경비구역(JSA) 경비대대는 판문점을 이같이 소개했다. 남과 북이 마주 보고 있는 판문점은 실제로 1976년 도끼만행 사건, 지난해 북한군 병사 오청성의 탈북 등 분단의 대립으로 인한 돌발 사건들이 빈번하게 벌어졌던 곳이다.

이곳에서 27일 남과 북의 정상이 만난다. 1953년 7월 6·25전쟁의 정전협정 조인식이 열린 판문점에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꿀 계기를 마련해 보겠다는 것이다.

안보견학관에서 비무장지대를 관통하는 국도 1호선을 타고 5분가량 달리면 길이 600m, 폭 800m 규모의 판문점이 등장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정상회담 당일 판문점으로 이동하며 이 길을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유엔사 관계자는 “남측에서 판문점으로 오는 길은 국도 1호선뿐이고, 북측에서 판문점으로 들어오는 길은 ‘72시간 다리’밖에 없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이 모두 차량을 통해 판문점에 진입하는 것이다.

판문점은 군사분계선(MDL)을 기점으로 남측에 자유의집과 평화의집이, 북측에 판문각과 통일각이 있다. 이번 정상회담은 우리 측 평화의집에서 열린다. 자유의집을 통과해 MDL과 가장 근접한 곳으로 걸어갔더니 바닥에 콘트리트 연석이 놓여 있고, 그 너머로 북측 판문각이 눈앞에 등장했다. 높이 5cm, 폭 50cm의 콘크리트 연석은 MDL 표시를 위해 군사정전위원회가 설치한 것이다. 단 한 걸음으로 이 5cm의 턱만 넘으면 남에서 북으로, 북에서 남으로 가게 된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남북 정상의 첫 만남도 이 5cm 턱을 사이에 두고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판문각을 통과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콘크리트 연석을 두고 문 대통령과 악수할 가능성이 크다. 이후 자연스럽게 MDL을 넘어 도보로 남측 지역에 들어서는 것이다.

회담장인 평화의집은 MDL에서 250m가량 떨어져 있어 자유의집을 통과해 도보로 이동해도 채 5분이 걸리지 않았다.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릴 평화의집은 가림막을 쳐 놓은 채 막바지 보수 공사가 한창이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공사가 20일에 끝나고 이후 전자제품, 레드카펫 등 비품 준비가 순차적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김정은의 방남에 부인 리설주가 동행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동행한다면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도 판문점을 찾아야 하지만, 두 사람이 함께할 마땅한 장소와 이벤트가 없다는 점이 청와대의 고민이다. 실제로 둘러본 판문점 남측 지역에는 JSA 경비대대의 시설을 제외하면 주차장과 좁은 잔디밭이 부대시설의 전부라 산책로도 마땅치 않아 보였다. 청와대는 “남북 정상의 공동 기자회견, 부인 간 교류 등은 추가로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판문점=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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