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전복 걱정 없는 ‘2층 버스’… 만트럭, 버스 안전기술 시승회 개최

입력 | 2018-04-20 20:16:00


시속 65km로 달리던 2층버스가 전방 장애물을 피하기 위해 급격하게 핸들을 돌렸다. 높은 전고 탓에 금방이라도 옆으로 쓰러질 것 같았지만 비상 제동 기능과 전자장비가 개입해 바퀴 6개를 끈질기게 지면에 밀착시켰다.

만트럭버스코리아가 경기도 김포시 소재 한국타임즈항공에서 ‘버스 안전사양 시승회 2018’를 열었다. 행사는 20일 미디어를 대상으로 이뤄졌고 이날 오후와 21일에는 소비자 대상 시승회로 진행된다.

만트럭버스코리아에 따르면 버스는 지구상에서 가장 중요한 운송수단이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대중교통 수단이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안전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번 시승회는 국내 수입 버스로는 처음 열린 안전사양 체험 프로그램으로 기획됐다.

체험차량으로는 2층 버스 모델인 ‘만(MAN) 라이온스 데블데커’가 투입됐다. 운전자를 포함해 총 74개 좌석을 갖춘 버스로 현재 서울과 경기, 부산, 군산 등에서 운행 중이다. 각 좌석에 USB 충전포트가 있고 좌석 공간을 국내 규정(65cm)보다 넓은 68cm로 설계해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광역버스 확충에 나선 경기도 요청에 따라 국내법에 맞춰 만들어졌으며 모든 승객석에는 2점식 안전벨트가 장착됐다. 주요 안전사양으로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을 비롯해 비상 자동제동 장치(AEBS), 차량 안전성 제어 및 전복방지 시스템(ESP), 차선 이탈 경고 장치(LDWS), 화재 경보 장치 등이 탑재됐다.
 
체험 코스는 총 3가지로 구성됐다. 비상 자동제동 장치 체험은 300m 직선 코스에서 주행 중인 버스가 전방 장애물을 인지해 스스로 멈추는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테스트는 시속 25~65km 속도에서 이뤄졌다. 달리던 버스는 전방에 더미가 있는 상황에서 운전자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자 스스로 제동을 걸어 멈춰 섰다. 더미와 간격도 3~4미터에 달해 안전거리도 충분히 확보했다. 탑승자는 급제동으로 인해 몸이 앞으로 크게 쏠렸지만 이내 중심을 잡았다. 운전석 상황을 볼 수 있는 모니터도 마련됐다.

위급한 상황에서 자동제동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회사 측에 따르면 해당 기능은 시속 80km 속도에서도 3m 간격을 확보해 긴급제동이 가능하다. 실제로 80km/h 속도에서 이뤄지는 자동제동 성능을 체험하고 싶었지만 장소가 협소해 시연은 불가능했다.

차체 제어 및 전복방지 시스템 체험 프로그램은 버스의 안정감 있는 선회 능력과 코너링 성능을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라바콘을 이용한 슬라럼 테스트와 긴급 차선 변경 코스로 이뤄졌다.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은 상태에서 스티어링 휠을 급격히 돌렸지만 ESP와 자동제동 기능이 즉각 개입해 차체 중심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코너 구간에서 탑승자는 몸이 좌우로 크게 흔들렸지만 전반적으로 승차감은 안정적이었다.

만트럭버스 관계자는 “전고가 높은 2층 버스라 전복되기 쉬울 것 같지만 실제로 이 모델을 전복시킬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며 “바퀴 6개가 각기 제어돼 차체 중심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자동으로 개입하는 비상 제동 기능도 안전한 주행을 돕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2층 버스 라이온스 데블데커를 전복시키는 것은 ‘불가능(impossible)’이라고 강조했다.

차선 이탈 방지 경고 장치 체험도 진행됐다. 행사장 주변 일반도로 1.4km 구간에서 테스트가 이뤄졌다. 차선 이탈 방지 경고 장치는 속도가 60km/h 이상일 때 활성화된다. 차량이 차선을 넘어서면 경고음을 내 안전한 주행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깜빡이가 켜졌을 때나 좁은 도로 구간에서는 기능이 비활성화 돼 무분별한 경고음 발생을 줄였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밖에 행사장에는 출입문 3개와 완전 저상면 설계가 적용된 ‘만 라이온시티 천연가스(CNG) 저상버스’와 천장 개폐형 오픈탑 모델인 ‘만 투어링 버스(시티투어)’가 전시됐다. 두 모델 모두 국내에서 유일한 형태의 모델로 만트럭버스가 처음 선보였다.

막스 버거 만트럭버스코리아 사장은 “상용차 안전사고가 사회적 이슈로 번지는 등 한국에서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날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탑승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만(MAN) 버스의 상품성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며 “진입이 어려운 한국 시장 진출에 앞장서 온 만트럭버스코리아는 앞으로도 각종 첨단 안전사양이 장착된 제품을 선보여 소비자들이 믿고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만그룹 소속 전문 드라이빙 인스트럭터가 버스 시연 드라이버로 나섰다.

한편 만트럭버스코리아는 지난 2016년 국내 차체·축 규제에 맞추기 위해 스페인 바디빌더에게 의뢰해 별도로 제작 작업을 거친 버스 모델을 국내 출시했다. 특히 국내 출시 모델은 유럽 버전과 비교해 차체 폭이 좁다. 국내 버스 너비 기준이 유럽 규정보다 작기 때문이다. 때문에 수입 상용차 업체가 한국 시장에 대형버스 모델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차체를 별도로 제작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회사는 수년 간 국내 기준에 맞는 버스 도입을 시도했다. 지난해 45대를 판매한 데 이어 올해는 3개월 만에 51대 계약을 체결하는 등 실적 호조세가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