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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잘못 받아” 수사팀에 책임 돌린 서울경찰청장

입력 | 2018-04-21 03:00:00

“사건 파악 실수” 엇나간 발표 사과




실체적인 진실과는 무관하게 당사자들이 자주 말을 바꾸면 의혹이 잠잠해지기보다 오히려 확산되는 경향이 있다. 댓글 여론 조작 사건도 마찬가지다.

우선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은 20일 “앞선 브리핑에서 정확하게 사실을 숙지하지 못한 채 임했다. 지휘관으로서의 불찰이다. 브리핑 이후 수사 담당자들이 잘못 보고한 사실을 알게 됐지만 이를 즉각 알리고 바로잡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또 “국회의원들의 항의 방문이 이어지고 수사가 계속되면서 판단이 늦어졌다. 죄송하다. 저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 철저히 수사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겠다”고 했다.

이에 앞서 이 청장은 16일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모바일 채팅앱 텔레그램을 통해 댓글 여론 조작으로 구속된 김동원 씨와 주고받은 메시지에 대해 “김 의원이 메시지를 거의 보지 않았고 의례적인 감사 표시만 몇 번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텔레그램으로 김 씨에게 감사 표시를 한 것은 김 의원이 아니라 보좌진이라고 정정했다. 또 김 의원이 김 씨에게 기사 10건의 인터넷접속주소(URL)를 포함해 14건의 메시지를 보냈는데, 그 가운데 “홍보해주세요” “네이버 댓글은 원래 반응이 이런가요”라는 내용이 있었다고 수정했다. 이에 김 씨가 “조치하겠습니다”라고 답한 사실도 추가로 공개했다.

김 씨의 오사카 주재 총영사 청탁 당사자인 A 변호사를 백원우 대통령민정비서관이 만난 시점과 경위를 놓고 말이 바뀌면서 더 독이 됐다. 홍일표 청와대 행정관의 부인인 감사원의 장모 국장이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SAIS) 산하 한미연구소(USKI)에 방문연구원으로 선발된 과정도 청와대 해명이 화근이 됐다. “개입한 사실이 없다”는 청와대 주장은 장 국장이 보낸 이메일이 공개되면서 거짓 해명 논란으로 이어졌다.

홍정수 hong@donga.com·김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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