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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선발에서 구세주로’ 류현진, FA 대박도 꿈이 아니다

입력 | 2018-04-23 05:30:00

‘괴물 본색’이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LA 다저스)이 22일(한국시간)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워싱턴과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힘차게 볼을 뿌리고 있다. 7이닝 2안타 8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시즌 4번째 등판에서 3승째를 챙기는 기쁨을 맛봤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LA 다저스 류현진(31)은 5선발로 2018시즌을 시작했다. 냉정히 말하면 팀의 5번째 선발투수에게 에이스급의 성적을 기대하진 않는다. 꾸준히 선발로테이션을 지켜주기만 해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게다가 다저스의 선발진이 워낙 막강한 터라 류현진이 선발로테이션에 진입한 것 자체만으로 의미가 컸다. 3.2이닝(3실점)만에 교체된 첫 등판(한국시간 3일 애리조나 원정)은 그에게 큰 생채기를 남겼지만, 이를 딛고 일어서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류현진은 시즌 시작 전의 기대치를 훨씬 웃도는 강력함을 뽐내고 있다. 성적만 보면 다저스의 에이스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22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워싱턴전을 포함한 2018 메이저리그(MLB) 4게임에 선발등판해 거둔 성적은 3승, 방어율 1.99(22.2이닝 5자책점)다. 부동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1승(3패·방어율 2.45)만을 거두며 고전하고 있고, 2승(1패)을 따낸 마에다 겐타도 방어율은 3.77로 류현진과 차이가 크다. 리치 힐(1승 1패·방어율 6.00)과 알렉스 우드(2패·방어율 3.91)도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했다. 류현진만큼 강력한 임팩트를 뽐낸 다저스 선발투수가 없다는 게 기록으로도 명확히 드러난다.

특히 22일 경기는 다저스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한판이었다. 21일 워싱턴전 패배(2-5)로 4연승을 마감한 터라 연승 직후 연패라는 최악의 패턴에 빠지는 것을 가장 경계했다. 선발투수 류현진의 어깨가 무거울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상대 선발투수가 2016~2017시즌 2년 연속 15승을 거두는 등 MLB 통산 86승을 따낸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였기에 더욱 그랬다.


류현진에게 이 같은 악조건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올 시즌 최다인 7이닝 동안 2안타 3볼넷 8삼진 무실점의 완벽에 가까운 투구로 팀의 4-0 승리를 이끌고 시즌 3승째를 챙겼고, 종전 2.88이던 시즌 방어율도 1점대로 끌어내렸다. 류현진이 시즌 첫 4경기만에 3승째를 따낸 것은 2013시즌 빅리그 데뷔 후 처음이다. 그는 2013시즌 6경기, 2014시즌에는 5게임만에 세 번째 승리를 챙긴 바 있다.

지금 류현진의 순항은 또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는 2018시즌 종료와 동시에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다. FA는 과거의 성적에 대한 평가이자 미래를 위한 투자다. 계약에 합의한 뒤에도 몸 상태를 하나하나 면밀히 체크하는 MLB의 특성을 고려하면, 류현진이 어깨 수술 후유증에 따른 우려를 씻어내고 순항 중이라는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 엄청난 가치를 지닌다.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도 “류현진이 긴 이닝을 소화하고 있다는 게 가장 고무적”이라고 호평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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