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해빙, 민통선 토지 투자 증가 얼어붙었던 남북관계가 급격히 풀리면서 민통선 및 DMZ 토지 투자 수요가 증가 하는 가운데 23일 경기 파주시 문산읍의 한 부동산에 DMZ 중개를 홍보하는 게시물이 부착돼 있다. 파주=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같은 날 민간인출입통제선 인근인 문산읍 장산리에서 만난 김모 씨(41) 부부는 마침 현지에 매물로 나온 땅을 살펴보고 있었다. 민통선 마을에 이미 7년 가까이 살고 있는 김 씨는 최근 이사를 결심하고 집 지을 땅을 알아보고 있지만 한 달 사이 땅값이 급등하면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김 씨가 본 땅은 2800㎡규모로 가격은 3.3㎡당 30만 원 선. 한 달 전보다 5만 원(20%) 올랐지만 그는 “최근 나온 땅 중에는 그나마 싼 편”이라고 했다. 이어 “북한 미사일 도발 때도 안부 전화 한 번 없던 지인들에게 땅 좀 알아봐달라고 연락이 오고 있다. 관심이 늘어난 게 피부로 느껴진다”고 했다.
남북관계 해빙기를 맞아 민통선 및 비무장지대(DMZ) 토지 시장도 봄날을 맞고 있다. 27일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접경지역 투자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에 수요가 몰리면서 최근에는 매물 품귀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이들 지역 땅값이 본격적으로 뛰기 시작한 건 2018평창동계올림픽이 있었던 2월부터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을 계기로 남북 화해 분위기가 급물살을 타면서 오름세가 가팔라졌다. 그러다 남북 정상회담 결정 소식에 말 그대로 ‘폭발’했다는 게 현지의 전언이다. 김윤식 한진부동산 대표는 “보수정권 10년 동안 맥을 추지 못하던 땅값이 남북 대화 분위기가 한창이던 2004~2007년 수준을 거의 다 회복했다”고 했다.
남북관계 해빙, 민통선 토지 투자 증가 얼어붙었던 남북관계가 급격히 풀리면서 민통선 및 DMZ 토지 투자 수요가 증가 하는 가운데 23일 경기 파주시 문산읍의 한 부동산에 DMZ 중개를 홍보하는 게시물이 부착돼 있다. 파주=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전문가들은 민통선 일대 토지가 실제 가치보다 과대평가 된 경향이 있다며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민통선 일대 토지는 대부분 자연보호구역으로 묶여있거나 용도상 제약이 많아 접경지역 투자가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실제 수혜를 입을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고 센터장은 “최근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10년 전 가격을 이제야 회복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신태수 지존(개발정보업체) 대표는 “토지의 활용 가치가 낮아 정상회담 이슈가 지나가고 나면 현금화하기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한다”고 했다.
파주=강성휘기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