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정상회담 평화 분위기 조성”… 핵실험으로 재개 2년여만에 스톱
국방부는 관련 발표문에서 “2018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군사적 긴장 완화 및 평화로운 회담 분위기 조성을 위해 23일 0시부터 군사분계선(MDL)에서의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조치가 남북 상호 비방과 선전 활동을 중단하고 ‘평화, 새로운 시작’을 만들어 나가는 성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22일 방송 중지를 결정한 뒤 유관 부처와 협의를 거쳐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한다. 군은 이번 조치를 북한에 사전 통보하지 않았으며 재개 시점과 조건은 말할 단계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북한도 가까운 시기에 대남확성기 방송을 중단할 것으로 군은 기대하고 있다.
정부와 군은 당초 정상회담 당일이나 ‘23일 0시∼28일 0시’에 한해 확성기 방송 중단을 검토했다. 하지만 20일 북한이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중지를 선언하자 화답 차원에서 23일부터 중단하되 재개 시점은 특정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이번 조치로 정상회담 이후 남북 군 당국 간 대화 움직임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남북 군사당국 회담을 통해 군 수뇌부 간 직통전화 설치와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중화기 철수, 남북 군사공동위원회 설치 등 과거 합의 내용에 대한 포괄적 논의와 타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MDL 무단 침입과 지뢰 매설, 무인기 침투 등 최전방 지역에서의 일체의 적대행위 중지를 남측이 요구할 경우 북한이 전격 수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서해 북방한계선(NLL) 등 해상경계선 획정 문제를 북한이 제기할 경우 군은 최대한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