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장 후보에게 듣는다]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
자유한국당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가 2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 후보는 “나는 정치와 행정을 두루 경험하며 성과를 냈다. 박원순 서울시장 임기 7년 동안 서울은 쇠락했다. 김문수의 ‘살아있는 서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자유한국당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는 2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의 트레이드마크처럼 된 ‘자유대한민국’ 같은 이념적 단어를 꺼내지 않았다. 일부러 자제하는 듯했다. 그 대신 “재개발·재건축을 대거 허용하는 등 지금의 규제 일변도 도시정책을 폐지해 서울의 스카이라인을 바꾸겠다”, “서울은 ‘공짜’의 상징이 아니라 ‘자유’고 ‘소통’이고 ‘미래’라는 걸 보여주겠다”라고 강조했다. 경기지사 시절의 성과를 더불어민주당 후보인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정과 비교해 현재 어려운 판세를 정면 돌파하는 것으로 선거전략을 새로 설정한 듯했다. 다음은 김 후보와의 일문일답.
―박원순 시장 7년 시정에 대한 평가를 해 달라.
―대통령 개헌안 중 수도 관련 조항으로 박 시장과 문재인 대통령을 꾸준히 비판했다.
“문 대통령과 박 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수도 서울을 지키겠다는 생각보다는 수도를 이전하겠다는 생각을 가졌다는 점이다. 과거 행정수도 이전이나 세종시 논란 때 나는 적극적으로 수도 이전을 반대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균형발전’을 명분으로 수도 이전을 추진했고 수도를 법률로 정할 수 있도록 대통령 개헌안에 담았다. 하향평준화하면 지방이 잘살 것이라는 집권세력의 철학으로 동북아 자유의 수도 서울이 허물어지게 됐다.”
―수도 이전론자들이 ‘수도 서울’을 폐지하려고 하는 것인가.
“국회가 해산되지 않았는데 대통령이 직접 개헌안을 발의했다. 홍위병식 개헌 소동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며 ‘쿠데타’나 마찬가지라고 본다. 자기들도 개헌이 안 되는 것을 알지만 소동을 일으켜서 정세를 확 뒤집자는 것이다.”
“1986년에 우리 사건(인천 신민당 개헌추진위원회 현판식 투쟁 사건)이 최대 사건이었는데 이상수 전 의원이 주변호사였고 여덟 분쯤 되는 변호인단 중 박 시장도 참여했다. 조사나 공판 과정에서 직접 대면한 건 아니다. 그 후엔 내가 신한국당 한나라당 의원일 때 시민단체의 비판을 듣기 위해 모셔서 강연을 듣는 등 꾸준히 교류를 해왔다.”
―박 시장과 다른 김문수의 강점은 무엇인가.
“정치 경험과 행정 성과다. 국회의원 때나 경기지사 때 공약 이행률은 늘 최고였다. 도지사 8년 동안 경기도의 일자리를 전국의 절반 이상으로 만들어낸 통계가 있다. 수도권 지하를 시속 200km로 달리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도 구상 단계엔 서울시, 국회도 다 반대했지만 지금은 국가사업이 됐다. 외상센터에 국비 지원을 안 해줘 어렵게 운영되던 시절 도비 수백억 원을 우선 지원해서 아주대 이국종 교수가 일하도록 했다.”
―서울시장이 되면 추진할 핵심 공약을 소개해 달라.
―서울시장 선거인데 김 후보는 ‘드루킹 사건’ 등 중앙정치 이슈에 대한 발언이 너무 많은 것 아닌가.
“성과와 공약·정책이 중요하지만 그것만 말하면 언론이 별로 관심을 가져주지 않지 않나. (웃음) 기본적으로 서울시장은 행정가이면서 정치가다. 외교·안보 이슈를 보자면 서울은 주한미군이 주둔할 때와 안 할 때 도시 안전도가 다르다. 미군이 있으면 투자적격성이 높아진다는 점 등에서 서울시장은 중앙정치 이슈나 외교·안보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가 계속 거론된다.
“안 후보는 박 시장과 단일화를 해야지, 왜 자꾸 나한테 붙이는지 모르겠다. 안 후보는 문 대통령과 같이 정당을 만들어 당대표를 했고, 박 시장을 만든 장본인으로 나와는 사상과 이념이 다른 사람이다.”
최우열 dnsp@donga.com·홍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