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엠
“불가능은 없다” 지붕 일체형 태양광시스템 개발
에이비엠의 BIPV는 이와 같은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한 제품이다. 타 업체들은 기존 건물에 무리를 주고 발열과 통풍 등의 문제로 감히 도전하지 못했던 영역이었지만 에이비엠은 이러한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고 경량화에도 성공했다.
에이비엠 김병철 회장은 “반드시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기술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쌓아온 회사만의 노하우가 있었던 것도 남다른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주변에선 일체형 설비는 기존에 비해 발전 효율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이와 같은 우려도 에이비엠은 자사만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통해서 넘어섰다. 태양광발전 시스템에 소용량 멀티인버터 방식을 적용한 덕분이었다.
이를 통해 해당 설비는 기존에 비해 발전효율을 약 11% 향상시킬 수 있었다. 해당 설비는 3S(Smart String Switching)장치로 불린다. 업계서는 이 회사의 혁신 역량을 보여주는 장비로 평가하고 있다.
남극세종기지에 적용된 ㈜에이비엠의 건물 일체형 태양광발전시스템.
이와 같은 우수한 기술은 극지에서 먼저 높게 평가했다. 남극 세종기지에 위치한 극지연구소가 에이비엠의 BIPV시스템을 적용해 발전 설비를 가동하고 있다. 극지연구소는 강한 바람 등 외부환경에 강하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제품으로 에이비엠의 제품을 선택했다.
혁신기술 발전 가로막은 탁상행정엔 비판 목소리
에이비엠의 건물일체형 태양광발전시스템은 혁신적인 기술이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관련 규제 때문에 현장에 적용되기까진 어려움이 적지 않다. 현재는 태양광발전 사업자가 발전설비를 기존 건물이나 시설물에 부착할 경우 한전에서 1.5배의 가격으로 구매를 해주도록 돼 있다. 태양광발전이 무분별한 장소에 국토를 훼손시키며 설치되는 것보다 건물 상부에 설치되는 것이 더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규정은 새로운 기술의 발전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에이비엠의 건물일체형 태양광발전시스템의 경우 지붕과 태양광발전설비의 시공이 동시에 이루어질 수 있는, 한 단계 더 진보된 기술임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법규는 건물일체형 태양광발전이라는 새로운 기술의 내용을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의 법규는 태양광발전 시공방법이 기존건물에 부착하는 형태밖에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만들어진 규정이지만 새로운 기술이 개발됨에 따라 낡은 규제도 바뀌어야 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기술개발의 속도에 맞춰 새로운 기술에 대한 변화의 활로를 열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대한민국 기업에게 가장 필요한 것? 상상력 유전자!”
에이비엠 김병철 회장(사진)의 이와 같은 신념과 철학은 1992년 아치패널을 국내에 처음 도입할 때나 지금이나 한결같다. 대기업의 플랫폼 독점과 하청구조, 생산비 부담 등 비즈니스 환경은 점점 어려워지는 가운데 대한민국 기업들에 가장 필요한 것은 어쩌면 에이비엠이 가지고 있는 혁신의 생활화와 ‘상상력의 유전자’라는 게 김 회장의 진단이다.
에이비엠은 건설기업, 신재생에너지기업, ICT 융합기술로 끊임없이 변화와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이를 통해 김 회장은 자신의 말을 증명해내고 있다. 글로벌 강소기업이 꿈인 에이비엠의 성장 속도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 에이비엠이라는 사명 또한 행동기반경영(ABM·Activity based management)이라는 표현에서 따온 것이다. 생각에서 그치지 않고 곧바로 행동으로 이어져 나가고 있는 역동성 또한 이 회사의 강점이다.
상상력이라는 키워드를 강조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이는 김 회장의 창업 당시로 돌아가면 이해하기가 쉽다. 그는 45세라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창호와 철물 면허를 내고 기존의 업체들 틈바구니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정말로 기업다운 기업을 꿈꿨으나 이미 대형화되어 있는 기존의 업체들 사이에서는 사회적 책무를 다할 수 없으며 진실로 직원이 행복한 회사를 만들어갈 수 없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는 자진해서 면허를 반납하고 한국에 없는 새로운 건축기법을 상상하며 미국으로 건너가 아치패널 기계를 7년 외화 리스 조건으로 도입했다. 그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미래를 과감하게 상상하는 이 회사의 정체성은 이렇게 탄생했다”고 말했다.
에이비엠은 나눔을 통해서도 회사의 가치를 드높이고 있다. 김 회장은 ‘4321’의 원칙을 세우고 매년 이익의 40%는 성장을 위한 경영에, 30%는 주주배당, 20%는 직원 성과급, 10%는 아름다운 행복경영의 가치를 추구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상연 기자 j3013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