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생활이 즐거운 직원은 회사 업무에 긍정적인 자세로 임하는 경향을 보인다. 가정에서 축적한 긍정적인 감정과 에너지가 회사 생활에도 반영되는 것이다. 이처럼 가정 또는 회사에서 축적된 자원이 상호 전이(spill-over)되면서 한쪽 역할이 다른 쪽 역할의 성과에 기여하는 것을 심리학에서는 ‘일과 가정의 상호 촉진(work-family enrichment)’ 현상이라고 부른다.
이와 관련해 최근 직원들의 결혼 만족도가 회사에서의 창의적 업무 수행에도 기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중국 연구진은 경영학 석사(MBA) 과정에 재학 중인 직장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결혼 만족도 및 가정과 직장에서의 자원 이전 여부, 업무 창의성 등을 측정했다. 분석 결과 결혼 생활의 만족도가 높을수록 직원들이 자신감을 갖고 회사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잘 내는 경향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점은 본인뿐 아니라 배우자의 결혼 만족도가 높을수록 직장에서 나타나는 긍정적인 영향력이 커졌다는 것이다. 본인만 결혼에 만족할 때보다 본인과 배우자 모두 결혼 만족도가 높을 때 가정에서 축적된 긍정적인 심리적 자원이 직장으로 더 많이 이전됐다. 특히 개인적인 창의성이 낮은 직원들이 창의성이 높은 직원보다 가정에서 축적된 긍정적 에너지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 결혼 만족도가 직원 개개인의 창의력을 이끌어내는 데 중요한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문광수 중앙대 심리학과 조교수 ksmoon@ca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