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남북정상회담]판문점 도끼만행-오청성 귀순때 경계 시야 확보 위해 나무 베어내… 남북이 함께 나무 심는건 처음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께 판문점에 심게 될 소나무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남북이 코앞에서 첨예하게 대치한 판문점에서 그동안 나무는 경계근무의 시야 확보를 위해 ‘베어야 할’ 대상이지 가꾸고 보존할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도끼만행사건’이다. 유엔군이 1976년 8월 18일 판문점 내 미루나무 한 그루가 15m 이상 자라나 북한군 동향 파악이 어려워지자 이를 자르려고 나섰다. 그러자 북한군이 돌연 나타나 위협한 뒤 결국 미군 장교 2명을 도끼 등으로 현장에서 무참히 살해한 것. 이후 미군은 항공모함까지 한반도 주변에 대기시키며 해당 나무 제거를 위해 ‘폴 버니언’ 작전을 대대적으로 실시했다. 이때 문 대통령이 특전사 부대원 일원으로 작전에 참여하기도 했다.
당시 상병이었던 문 대통령은 북한군 병사 오청성의 귀순 이후 지난해 12월 판문점을 찾아 “저도 예전에 판문점 도끼만행사건 때 미루나무 제거 작전에 참여한 적이 있어서 그쪽 지역이 얼마나 예민하고 위험한 지역인지 잘 알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두 정상이 27일 ‘평화의 번영’을 상징하는 의미로 판문점에 소나무를 심는다. 게다가 식재 장소는 군사분계선 위다. 판문점 내 군사분계선 위에 이번엔 남북 간 공존과 화합을 희망하는 또 다른 나무 한 그루가 자리 잡는 셈이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