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남북정상회담]첫 만남서 환송까지 주요 일정
그래픽 김성훈 기자 ksh97@donga.com
○ 김정은, 하루에만 4번 이상 MDL 넘을 듯
평양에서 판문점까지의 거리는 200km가 넘는다. 김정은은 하루 전인 26일 판문점 인근 개성으로 가 머물다 회담 직전 판문점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한 정부 소식통은 “개성의 ‘자남산 여관’을 리모델링해 김정은이 하루 머물 숙소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김정은은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300m가량 떨어진 MDL 인근에 도착해 걸어서 경계선을 넘는다. 문 대통령이 직접 건너가 MDL 중간 지점에서 김정은과 만날 가능성도 있다.
정상회담은 10시 반부터 2층 회담장에서 시작한다. 회담장은 새로 단장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6일 정상회담 리허설 이후 브리핑에서 “회담장에 아직 새집 냄새가 남아 그 냄새를 빼려고 난방 온도를 최대한 높였다”며 “양파와 숯도 곳곳에 깔고 선풍기까지 동원해 냄새를 뺐다”고 설명했다.
오전 회담 후 김정은 등 북측 인사들은 MDL을 넘어 북측에서 따로 점심식사를 한다. 오후에 있을 두 번째 정상회담과 협상문에 비핵화 항목을 어떻게 명시할지를 놓고 양측이 마지막 ‘작전 타임’을 갖는 것이다.
○ 오후 사실상 단독회담으로 비핵화 담판
오찬 후 두 정상은 소나무를 심는다. 식수 장소는 고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1998년 황소 1001마리를 이끌고 방북했던 ‘소 떼의 길’. 식수목은 정전협정을 체결했던 1953년에 심어진 소나무다. 남북 화합의 의미로 한라산과 백두산의 흙을 섞어 식수한 뒤 문 대통령은 북측이 가져온 대동강 물을, 김정은은 우리 측이 준비한 한강 물을 준다. 식수 표지석에는 ‘평화와 번영을 심다’란 문구와 함께 두 정상의 서명이 들어간다.
○ 만찬에 박용만 상의회장 등 기업인도 참석
회담이 끝나면 두 정상은 오후 6시 반부터 평화의집 3층에서 환영 만찬을 갖는다. 북측에선 김창선 서기실장 등 김정은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측근 25명 안팎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만찬에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참석한다. 최근 박 회장은 전문가들을 초청해 콘퍼런스를 여는 등 남북관계 변화에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삼성, 현대차, LG, SK 등 개별 기업들은 총수 또는 최고경영자가 만찬에 참여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당장 북한에 대한 경제 지원을 논의한다기보다는 북한이 향후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에 나설 경우 개성공단 재개 등 제재 완화 상황에 대비해 기업인 참석이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만찬 후에는 평화의집 앞마당에서 환송 행사가 이어진다. 평화의집 전면을 스크린으로 활용한 3차원(3D) 동영상이 상영된다. 이후 김정은 일행은 북으로 돌아간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이은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