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남북정상회담]문재인 대통령-김정은 MDL서 첫 만남 오전-오후 2차례 회담 비핵화 논의… 정상 합의 ‘판문점 선언’ 발표할 듯
이 선 넘어온다… 김정은 건너게 될 군사분계선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판문점에서 남북 군인들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가운데 놓인 높이 5cm, 폭 50cm의 콘크리트 연석은 군사분계선. 27일 오전 9시 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 연석을 마주한 채 문재인 대통령과 악수한 다음, 연석을 넘어와 북한 최고지도자로는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는다. 판문점=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26일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27일 오전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역사적인 첫 만남을 시작한다”며 “김정은 위원장은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사무실인 T2와 T3 사이로 군사분계선을 넘는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등 9명의 공식 수행단 명단을 통보했다. 김정은은 수행원들과 함께 걸어서 군사분계선을 넘은 뒤 문 대통령과 의장대 사열 등 공식 환영식을 갖고 본격적인 회담에 들어간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은 오후 6시 반 공식 만찬을 시작하기 전 회담 결과를 담은 ‘판문점 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정은으로부터 합의를 이끌어 내면 남북은 핵무기 실험과 제조, 저장을 금지하고 핵사찰에 합의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1992년 발효)에 이어 26년 만에 새로운 남북 비핵화 선언을 내놓게 된다. 하지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폐기하는 등 완전한 비핵화를 명문화하는 과정에서 두 정상 간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임 실장은 “뚜렷한 비핵화 의지를 명문화할 수 있다면, 좀 더 나아가 그것이 한반도에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의미한다는 것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면 이번 회담은 매우 성공적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정은이 북한의 핵 폐기와 북-미 관계 정상화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할 가능성이 큰 만큼, 북-미가 적대 관계 청산을 위한 논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남북이 먼저 군사적 대결 종식을 선언할지 관심을 모은다. 임 실장은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 정착은 물론 남북 간의 긴장 완화에 대한 내용들이 중요하게 다뤄지기 때문에 북한이 공식 수행원에 군 책임자를 포함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병기 weappon@donga.com·한상준·신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