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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비핵화” 문을 열다… 문재인 대통령-김정은 4·27 판문점 공동선언

입력 | 2018-04-28 03:00:00

비핵화 첫 명문화… 공동목표 확인
올해 종전선언-평화협정 추진 합의
개성에 연락사무소… 문재인 대통령 가을 방북
트럼프 “한국전쟁 끝날 것” 환영




평화를 향한 판문점의 12시간 남북 정상이 27일 오전 9시 28분부터 오후 9시 26분까지 판문점에서 보낸 12시간은 헛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날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명시한 ‘판문점 선언’에 서명한 뒤 포옹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하루에만 군사분계선을 6번 넘나들었고, 문 대통령은 줄다리기 끝에 비핵화로 가는 문을 일단 여는 데 성공했다. 판문점=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는 문건으로 일단 재확인했다. 또 올해 종전선언을 채택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하지만 핵시설에 대한 강화된 사찰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한 기존 핵무기 폐기 등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에는 합의하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에 공동 서명했다.

두 정상은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라며 올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기 위해 남북미 3자 정상회담 또는 남북미중의 4자 정상회담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개성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설하고 문 대통령이 올가을 평양을 방문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였던 비핵화와 관련해선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한다”는 원론적 선언에 그쳤다. 특히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남북이 “각기 자기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로 했다”고 명시하면서 북한이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과 미군 전략자산 철수 등을 요구할 명분을 내줬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하는 것이 우리의 공동 목표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정은은 “온 겨레가 전쟁 없는 평화로운 땅에서 번영과 행복을 누리는 새 시대를 열어 나갈 확고한 의지를 같이하고 실천적 대책에 합의했다”면서도 비핵화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이날 트위터에 “한국전쟁이 끝날 것이다”고 일단 긍정 평가했다. 청와대는 판문점 선언에 대해 “법적 근거와 절차에 따라 투명하고 신속하게 후속 조치를 추진하겠다”며 국회 비준 동의를 거쳐 법적 효력을 담보하겠다고 밝혔다.

판문점=공동취재단 / 문병기 weappon@donga.com·한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