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맛있을까/찰스 스펜스 지음/윤신영 옮김/416쪽·1만6800원/어크로스
영국 옥스퍼드대 통합감각연구소장인 저자는 접시에 담긴 양파 요리의 사진을 온라인으로 보여주고 선호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사람들은 양파 끝의 뾰족한 부분이 12시 방향을 기준으로 시계 방향으로 3.4도 지점을 가리키는 걸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말 이런 것까지 신경 써야 할까?’ 싶지만 책을 읽어 보면 음식 자체의 맛 이외에 얼마나 많은 요소가 ‘맛있다는 느낌’에 영향을 주는지 알 수 있다.
소리뿐만이 아니다. 같은 음식이라도 가벼운 식기로 먹었을 때보다 어느 정도 무거운 식기를 써서 먹었을 때 사람들은 더 맛있다고 느꼈다. 토끼고기 스튜를 토끼 가죽을 두른 스푼으로 먹도록 하면 어떨까? 복숭아 향 아이스티의 포장재에 복숭아 껍질의 털과 같은 느낌을 주면…? 같은 딸기 디저트를 각각 흰색과 검은색 접시에 올렸을 때 평가는 어떻게 달라질까? 참신한 발상과 연구 결과가 이어진다.
원제는 미식학(Gastronomy)과 물리학(Physics)을 합친 ‘가스트로피직스(Gastrophysics)’다. 저자가 인지과학과 뇌과학, 심리학, 디자인, 마케팅 분야를 융합해 창안한 지식 분야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