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링에 가족애를 버무린 영화 ‘레슬러’. 흥행 보증수표로 자리 잡은 유해진의 자연스러우면서도 코믹한 연기가 극을 이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전직 레슬링 국가대표인 새 역할 때문에 한 여름에 땀 좀 흘렸죠.” (유해진)
배우 유해진(48)과 마동석(47)이 5월 극장가에서 스포츠를 소재로 한 영화로 맞붙는다. 영화 ‘챔피언’(1일 개봉)에서 마동석은 팔씨름 선수 역을, 9일 개봉하는 ‘레슬러’에서는 유해진이 전직 레슬링 국가대표 귀보 역으로 관객과 만난다.
‘팔씨름’을 소재로 한 영화 ‘챔피언’. 실제 아마추어 팔씨름대회에 출전했던 마동석의 팔씨름 액션과 인간적인 연기가 돋보인다.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지난해 주연작 ‘범죄도시’ ‘부라더’를 연속 흥행시킨 마동석은 이번 영화에서 어렸을 때 미국으로 입양된 팔씨름 선수 마크 역을 맡았다. 팔씨름 세계 챔피언을 꿈꿨지만 팍팍한 현실 탓에 마트 경비를 전전하던 그는 스포츠 에이전트(권율)의 설득으로 한국에 와 우여곡절 끝에 팔씨름 챔피언에 오른다. 마동석은 전례 없던 ‘팔씨름 액션’을 선보이기 위해 팔뚝 둘레를 20인치까지 키웠다. 훈련에 쏟은 시간만 무려 2년. 국가대표 팔씨름 선수들에게 꺾어 누르기, 손목 비틀기 등 각종 고급 기술까지 전수받았다. 이 악물고 연습한 이유를 묻자 “관객에게 가짜처럼 보이기 싫었다”고 답했다.
레슬링에 가족애를 버무린 영화 ‘레슬러’. 흥행 보증수표로 자리 잡은 유해진의 자연스러우면서도 코믹한 연기가 극을 이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 영화 흥행세 이어갈까
레슬링에 가족애를 버무린 영화 ‘레슬러’. 흥행 보증수표로 자리 잡은 유해진의 자연스러우면서도 코믹한 연기가 극을 이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두 영화 역시 스포츠를 소재로 하되 속을 들여다보면 한국 관객들이 선호하는 ‘가족애’ ‘동료애’가 주를 이룬다. ‘챔피언’은 미국 입양아가 한국의 가족을 만나면서 그들의 응원에 힘입어 새 삶을 찾아간다는 내용이고, ‘레슬러’ 역시 결국은 레슬링으로 소통하는 아버지와 아들에 대한 이야기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스포츠를 소재로 해도 ‘머니볼’같은 다소 차가운 외국 감성의 영화들은 국내에서 흥행에 고전하는 경우가 많다”며 “두 영화 모두 관객들이 선호하는 배우에 스포츠라는 흥미로운 소재, 적당히 신파적인 내용이 곁들여진 만큼 비수기 극장가에서 흥행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장선희기자 sun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