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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한 시즌을 보내고 있는 LA 다저스의 ‘믿을 맨’은 류현진이다. 선발 5경기 중 3승을 따내며 가장 안정적인 투구를 펼치고 있어 최근의 팀 흐름은 더욱 아쉽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올 시즌을 앞두고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이 선발로테이션을 확정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부동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30)를 중심으로 알렉스 우드(27)~마에다 겐타(30)~리치 힐(38)~류현진(31)까지 5명의 윤곽이 뚜렷했다. 커쇼와 우드가 중심을 잡아주고, 나머지 투수들이 자기 몫만 해주면 이상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계산했다.
그러나 시즌 초반 그 계산이 어긋나고 있다. 커쇼가 6경기에서 2.84(38이닝 12자책점)의 방어율을 기록하고도 1승(4패)만을 챙겼다. 2017시즌 17승을 거두며 팀의 핵심 선발투수로 올라선 우드는 6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 방어율 4.11로 부진하다. 부상으로 잠시 전력에서 이탈한 힐도 3경기 1승 1패, 방어율 6.00으로 불안함을 노출했다. 다저스가 29일(한국시간)까지 12승 14패(승률 0.462)로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4위에 머물고 있는 결정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나마 동양인 듀오의 활약 덕분에 5할 가까운 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마에다 겐타가 5경기(4선발)에서 2승 1패, 방어율 3.10을 기록했고, 5선발로 점찍었던 류현진은 5경기 3승, 방어율 2.22로 팀 내 선발진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투구를 펼치고 있다. 특히 류현진의 올 시즌 활약은 모두의 기대치를 뛰어넘는다. 어깨 수술 전과 견줘 최고구속은 다소 줄었지만, 컷패스트볼(커터)과 체인지업, 커브 등의 4개 구종을 골고루 활용해 효율적 투구를 한다는 분석이다. 삼진에 집착하지 않고, 맞혀 잡는 피칭으로 투구수를 줄이며 효율성을 높였다. ‘LA타임스’ 등 현지 언론도 류현진이 28일 샌프란시스코 원정에서 5.2이닝만 소화하고 교체되자 “코칭스태프의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할 만큼 신뢰가 올라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