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다음날… 올해 3번째 우리軍 경고 무시하고 4시간 비행… 국방부-외교부, 강력 유감 표명
29일 군 당국에 따르면 중국 정찰기(Y-9)로 추정되는 군용기 1대가 28일 오전 10시 44분경 이어도 서북방에서 KADIZ로 무단 진입했다. 이후 포항 동남쪽에서 해안선을 따라 북상해 강릉 동쪽 약 74km 상공까지 접근했다가 기수를 돌려 같은 경로로 남하한 뒤 오후 2시 33분경 KADIZ를 빠져나갔다. 군은 F-15K 등 전투기 여러 대를 긴급 발진시켜 추적 감시비행을 하면서 KADIZ를 이탈하라고 무선 경고를 보냈다. 또 한중 직통망으로 우발적 충돌을 일으킬 수 있는 긴장 고조 행위 중단을 경고했다. 하지만 중국 군용기는 이를 무시한 채 4시간 가까이 KADIZ에서 비행을 계속했다고 한다.
중국 측은 “국제공역에서 국제법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정상적인 훈련비행을 한 것”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와 외교부는 이날 주한 중국 국방무관과 주한 중국대사를 각각 초치해 이번 사태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중국 군용기의 비행경로가 두 달 전 KADIZ 침범 때와 거의 같다”고 말했다. 경북 성주의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기지의 운용 실태와 공사 상황, 한미 연합 군사훈련 관련 정보를 염탐하려는 목적이 엿보인다는 것이다. 남북 정상이 합의한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 논의 과정에서 중국을 배제시키지 말라는 메시지가 담겼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