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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만찬 기획 황교익 “냉면, 김구 선생 일화에서 아이디어”

입력 | 2018-04-30 10:42:00

사진=tvN ‘수요미식회’ 방송 캡처


2018 남북 정상회담 만찬 메뉴에 평양 옥류관 냉면이 오른 것과 관련해, 만찬 메뉴를 기획한 음식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는 “문재인 대통령의 배려”라고 평가했다.

황 씨는 30일 MBC라디오 ‘이범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남북 정상회담 만찬과 관련된 뒷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워낙 중한 자리라서 그리고 온 국민의 시선이 집중돼 있는 거라서 어떤 콘셉트로 어떤 스토리를 전달해야 하는지 한 며칠 잠을 잘 못 잤다”며 운을 뗐다.

이어 “우리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 여태까지 애써주셨던 분들의 고향과 일터에서 음식을 가져오자, 이제 재료를 하나하나 이렇게 보니까 조합이 이뤄지더라”라며 “국민들이 통일과 평화를 위해서 옛날에도 애썼고 지금도 애쓰고 있는 것을 떠올리는 것 같아 웬만큼 성공적인 것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황 씨는 평양 옥류관 냉면이 만찬에 올라가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김구 선생님을 처음에 떠올렸다. 1948년에 분단의 고착화를 막겠다고 그때 당시 38선을 넘어서 김일성과 담판을 지으러가셨다. 밤 숙소에 몰래 빠져나와서 냉면을 드셨다는 기록이 있다. 50년 만에 냉면을 먹어보니까 옛날 그 맛이 나더라, 이렇게 이야기를 하셨다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김구 선생님 이야기를 듣고 싶은데, 북측 대표 음식이 냉면이니까 냉면을 낸다는 것은 애매하고 그래서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마침 문재인 대통령님이 ‘북측에 냉면을 가져오면 어떻겠느냐’라고 제안을 하셨고, ‘그럼 가져오겠다’했다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북쪽에서 흔쾌히 받아들였는데 사실 배려라고 생각한다”며 “북쪽에서 사실 뭔가 아쉬움 같은 게 있을 것이다. 뭔가 회담에서 하나의 조그마한 것이라도 기여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그 제안에 흔쾌히 응한 거다”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음식의 구성도 그렇게 하면서 완성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신안에서 민어와 해삼을 가져와 개성식 만두인 편수를 만들었다. 정주영 회장님의 서산농장의 고기를 굽고 거기다 냉면, 우리 보통 냉면집에 가면 먹는 게 만두와 고기와 냉면이다. 이 3개의 조합이 사실 만찬에서 메인으로 딱 자리를 잡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청와대 제공


또한 일본 정부가 남북 정상회담 만찬 후식에 독도가 표기된 한반도기가 곁들여지는 것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한국 정부에 항의한 것과 관련해선 “옹졸하다”고 비난했다.

그는 “저희들이 회의하고 샘플 만들고 할 때 독도에 대해서 전혀 신경도 안 썼다. 어느 누구도 이게 문제가 될 것이란 생각은 안 했다. 우리 국민들도 다 그럴 거다. 우리의 영토인데 거기 찍혀 있는 것을 당연히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일에 대해서 특히 남북 정상회담 만찬자리에서의 후식에 있는 음식을 두고 이렇게 항의하는 것은 제 입장에서 보자면 너무 옹졸한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