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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마운드의 마인드 바꾼 손혁 코치의 역발상

입력 | 2018-05-01 09:30:00

SK 손혁 투수코치가 29일 고척 넥센전 6회 1사 2루에서 장영석에게 적시타를 맞은 선발투수 문승원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고척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사람은 그대로다. 그러나 실적은 달라졌다. SK 마운드 얘기다. 2017년 팀 방어율이 5.02였다. 이랬던 팀이 올해 4월까지 방어율 4.08을 찍었다. 거의 1점 가까이 내린 것이다. LG(방어율 3.82)에 이어 전체 2위다.

SK가 5회까지 앞선 경기에서의 성적은 18승2패다. 7회까지 앞선 경기에서의 성적은 18승1패다. ‘SK는 불펜이 약점’이라는 세간의 예상이 무색하다.

SK의 두드러진 변화는 손혁(45) 투수코치의 가세다. 손 코치가 마법사도 아니고, 투수들에게 마구를 가르쳤을 리도 없다.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인생이 달라진다. 손 코치는 그렇게 마인드 개혁부터 접근했다.

자존감이 떨어질 만큼 떨어진 SK 불펜투수들을 향해 손 코치는 “맞아라. 동점 줘라”는 역발상으로 접근했다. 손 코치는 “SK 타선은 강하다. (이길 때 올라와도) 너희들이 동점만 주면, 타자들이 다시 점수를 내서 팀이 이길 수 있다”는 메시지를 반복했다. 불펜의 블론세이브 공포를 근원적으로 덜어준 것이다.

전술적으로 손 코치는 확실한 투수는 희소해도, 옵션은 많은 SK 불펜진의 특수성을 최대한 활용했다. SK 불펜투수 각자가 가장 잘 던질 수 있는 환경에서 투입하려고 노력했다. 가령 서진용은 점수차가 클 때, 자기 공을 던지는 성향을 극대화시켰다. 억지로 박빙 상황에서 기용하려 하지 않았다. 세 경기 연속등판과 연투 시 투구수를 제한해 불펜을 보호했다. 그 대신 자기가 맡은 보직에 관해서는 책임감을 부여했다.

투수들을 투수코치에 맞추려 하지 않고, 투수코치가 투수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해하는데 힘썼다. 캠프 때부터 끊임없이 소통을 해왔기에 가능한 일이다. 에이스 김광현의 전격 엔트리 제외도 상호 공감대가 쌓여서 매끄럽게 이뤄질 수 있었다.

낙관은 아직 이르다. 단 SK 마운드가 좋은 방향으로 변한 것은 김광현, 앙헬 산체스의 가세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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