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자단체 “4월초 교화소 출소… 평양 호텔서 회복치료-사상교육” 北-美회담때 ‘송환이벤트’ 가능성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과 석방을 협상 중인 한국계 미국인 억류자 3명을 노동교화소에서 출소시킨 뒤 평양 모처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이들 3명을 미국에 인도하기 위해 준비하는 것으로 보여 석방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30일 “북한 내 소식통과 오늘 통화했다. 북한 관계기관이 4월 초 상부 지시로 노동교화소에 수감 중이던 김동철, 김상덕, 김학송 씨를 석방했고 이들은 현재 평양 외곽의 한 호텔에서 치료와 교육을 받으면서 관광도 하는 ‘강습 과정’을 받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북-미 정상회담 전이나 정상회담 때 이들을 추방하는 두 가지 방안으로 북한이 미국과 협상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는 것이다.
이들이 노동교화소 수감 중 건강이 악화됐을 것으로 보여 석방 전에 회복 치료를 받으면서 수감 중에도 인권을 보장받았다는 등의 사상 교육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북한이 지난해 6월 석방해 미국으로 돌려보냈으나 석방 6일 만에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태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의도로도 보인다. 억류자들의 건강이 크게 악화돼 있을 경우 석방의 극적 효과가 사라질 뿐 아니라 미국 여론을 악화시켜 북-미 정상회담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계 미국인 3명은 모두 ‘적대행위’나 ‘국가전복음모’ 등의 혐의로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목사인 김동철 씨는 2005년 10월 체포됐다. 중국 연변과학기술대 교수 출신인 김상덕 씨는 지난해 4월, 평양과학기술대에서 농업기술 보급 활동 등을 했던 김학송 씨는 지난해 5월 체포됐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