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단역 기관차’는 2년간 보존처리에 들어갔다. 녹 제거에만 전문가 10여 명이 6개월 동안 매달렸다. 녹을 제거하되 표면을 훼손하지 말아야 하고, 녹을 너무 뽀얗게 제거해 세월의 흔적을 사라지게 해서도 안 되는 고난도 작업이었다. 보존처리 비용은 철제 문화재를 후원한다는 취지로 포스코가 댔다. 이 기관차는 현재 임진각 자유의 다리 남단으로 옮겨져 전시 중이다.
▷6·25전쟁 이전, 서울에서 금강산에 가려면 경원선을 타고 연천역∼신탄리역을 지나 철원역에서 금강산행 전철로 갈아탔다. 하지만 지금은 경원선, 금강산선 모두 끊겼다. 민통선 안에 있는 철원역은 6·25 때 파괴돼 일부 철로와 녹슨 신호기만 남았다. 철원역에서 한 정거장 더 올라가면 DMZ 남방한계선 바로 앞 월정리역이 나온다. 여기엔 1950년 6월 폭격을 맞고 멈춰 선 열차의 잔해가 남아 있다. 객차는 종잇장처럼 무참하게 구겨져 뼈대만 앙상하다. 그 옆에 ‘철마는 달리고 싶다’라고 쓰인 안내판이 서 있다.
이광표 논설위원 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