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 허커비 샌더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의 언론 브리핑 모습. 북-미 정상회담이 가까워지면서 기자들의 관련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 백악관 웹사이트 캡처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트럼프 행정부는 이런 우려를 덮어버리기 위해 치열한 홍보전에 나서고 있습니다. 고위 관리들이 총출동해 ‘걱정 말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습니다.
○ “The administration has its eyes wide open.”
○ “There’s no one starry-eyed.”
폭스뉴스에 등장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이 말을 듣고 놀랐습니다. ‘starry-eyed’라는 서정적인 단어를 쓰는 사람이 대북 슈퍼강경파 볼턴 맞나요? 별처럼 초롱초롱 빛나는 눈, 즉 미래에 대한 기대로 가득한 눈을 말합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세상 물정 모르는 ‘순진한’ 기대입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김정은이 쉽사리 비핵화에 나설 것이라고 순진하게 믿는 사람은 없다.” 볼턴 보좌관은 이렇게 소프트하게 얘기를 시작하더니 북한이 질색하는 리비아식 ‘선 폐기 후 보상’ 해법으로 마무리합니다. 역시 볼턴입니다.
○ “‘North Korea expert’ is an oxymoron, isn’t it?”(‘북한전문가’라는 단어는 모순 아니냐)
장소는 백악관 브리핑룸. 기자들이 “북한 전문가들은 회의적인데 왜 대통령은 매일 김정은을 칭찬하느냐”는 질문을 퍼붓자 발끈한 세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이 “‘북한 전문가’라는 단어는 이율배반적이지 않으냐”라고 쏘아댑니다. 무슨 뜻이냐 하면 북한은 외부와 단절된 폐쇄국가인데 어떻게 북한을 잘 아는 전문가가 있을 수 있느냐라는 겁니다. 앞뒤가 안 맞는 말이라는 거죠. ‘oxymoron’은 바로 그 뜻입니다.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前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