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물살 탄 北-美회담]정상회담 의제 포함 의사 전달
북한 주민의 인권 문제가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 외에 또 다른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최근 북한과 사전 실무접촉에서 주민 인권 개선과 관련해 상징적인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우리 정보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말 미국 측은 북-미 정상회담에서 인권 관련 이슈를 의제로 제기할 수 있다는 뜻을 북측에 전달했다. 그동안 미국은 비핵화 의제에 집중하기 위해 직접적으로 북한에 인권 문제를 언급하는 건 최대한 자제해 왔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 행정부 고위 인사가 북측에 인권 개선 의지까지 보여줘야 정상회담의 걸림돌이 제거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식으로 언급했다는 것. 지난해 석방 직후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건도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또 다른 계기가 됐다는 해석도 있다. 최근 북한이 한국계 미국인 억류자 3명과 관련해 석방하려는 움직임에 나선 것도 인권 문제를 제기한 미국의 압박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선 상원이 지난달 24일(현지 시간) 북한 내 외부세계 정보 유입을 지원하는 내용의 ‘북한인권법 연장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는 등 인권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1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 국무부 관리는 북한의 미국 총기 범죄 등 인권 상황에 대한 비판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이례적으로 밝혔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달 “미국이 자신들의 참혹한 인권 실상을 덮어두고 다른 나라의 인권 문제를 시비 건다”고 비판한 것과 관련해 ‘우리(미국 정부)도 비판을 받아들일 테니 너희(북한 당국)도 주민들의 인권 개선 요구를 묵살하지 말라’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