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의원 前보좌관 진술 확보… 경찰, 드루킹 지시-묵인여부 수사 ‘인사 추천’ 변호사 2명 소환조사
‘드루킹’(온라인 닉네임) 김동원 씨(49·구속 기소) 측근이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의 전 보좌관 한모 씨(49)에게 500만 원을 건넨 곳은 국회가 아닌 일식당으로 알려졌다. 또 한 씨는 돈을 받기 전 ‘텔레그램’ 메신저를 통해 김 씨 측근인 A 씨(49·온라인 닉네임 ‘성원’)에게 금전 관련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한 씨를 소환 조사하는 과정에서 “일식당에서 A 씨를 만나 전자담배 상자에 담긴 현금 500만 원을 건네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3일 전해졌다. 해당 일식당은 경기 고양시에 있다. 파주시에 있는 김 씨의 느릅나무 출판사와 멀지 않은 곳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국회가 아닌 김 씨 출판사 인근에서 돈이 오간 정황 등으로 볼 때 김 씨가 금품 제공을 지시했거나 묵인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조사 중이다.
한 씨는 또 경찰에서 “A 씨가 편하게 쓰라며 주기에 받았고 개인적으로 썼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은 한 씨가 먼저 금품을 요구했을 가능성을 확인 중이다. 앞서 한 씨는 지난해 9월 500만 원을 받기 전 A 씨에게 텔레그램을 이용해 ‘생활비가 부족하니 아껴 쓰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한 씨는 “아내에게 보내려던 메시지를 잘못 보냈다”며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내와의 일상적인 대화를 비밀 메신저로 주고받았다는 건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게 경찰 판단이다. 경찰은 한 씨가 보낸 생활비 메시지가 두 사람 간에 돈을 요구하는 일종의 암호였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김 의원은 4일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참고인 신분이다. 경찰은 김 의원을 상대로 김 씨의 댓글 여론 조작 과정에 관여했는지, 조작을 미리 알았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한 씨가 김 씨 측으로부터 500만 원을 받게 된 경위와 이 사실을 알게 된 시점 등도 물을 계획이다.
드루킹 일당이 댓글 여론 조작에 사용한 매크로 프로그램이 설치된 클라우드 서버 ‘킹크랩’은 미국 유통기업 아마존이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아마존에 자료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드루킹 일당은 서버 접속에 필요한 아이디(ID)와 비밀번호에 대해 함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