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단체 8강대결 2시간전 전격 합의… 4일 ‘KOREA’ 팀으로 日과 4강전
“여러분은 지금 역사적인 현장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2018 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 3일 스웨덴 할름스타드 아레나. 남북 선수들이 경기장에 입장한 뒤 양 팀 감독과 선수들이 차례로 악수를 주고받았다. 곧이어 장내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대회에 참가한 남북 탁구대표팀이 깜짝 단일팀 구성을 선언하는 순간이었다. 이어 남북 선수단은 어깨동무를 한 채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경기장에는 휘파람 소리와 함께 박수갈채와 환호성이 쏟아졌다. 이날 남북 선수들은 8강에서 맞대결할 예정이었으나 경기 30분을 앞두고 남북 단일팀 구성이 선언됐다.
대한탁구협회는 3일 “스웨덴 할름스타드에서 열리고 있는 이 대회 여자 단체전에서 남북이 단일팀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과 북한은 4일 ‘KOREA’란 영문 이름의 단일팀으로 일본과 4강전을 치른다. 남북 탁구 단일팀이 구성된 것은 1991년 일본 지바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단체전 이후 27년 만이다.
단일팀은 ITTF의 양해를 통해 이번 대회에 출전한 한국 선수 5명과 북한 선수 4명 등 9명 전원으로 구성된다. 경기에 나설 선수는 양측 감독 협의에 따라 뽑기로 했다. 이번 대회는 3, 4위전이 없어 단일팀은 4강 진출만으로도 동메달을 확보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