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화 상승세를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면, 바로 5년차 포수 지성준(24)이다. 2014시즌 육성선수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지 5년째인 올 시즌 그는 어느 때보다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수비에선 에이스의 전담포수로, 타격에선 못 말리는 승부사 기질로 팀에 엄청난 활력을 불어넣고 있어서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당시 한화 한용덕 감독과 강인권 배터리코치가 “(지성준을) 한번 지켜보라”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는데, 지성준은 그 기대치를 뛰어넘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3일까지 지성준의 올 시즌 성적은 21경기 타율 0.298(47타수 14안타), 1홈런, 5타점. 2017시즌까지 통산 출장 경기수가 10게임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수치다. 포수 마스크를 쓰고 105.2이닝을 소화했는데, 투수가 편안하게 투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무형의 가치가 돋보인다는 분석이다. 데뷔 후 첫 풀타임 시즌이라는 압박이 클 법한데도 그런 기색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그의 승부사 기질인데, ‘7회 이후·2점차 이내’일 때 타격 성적은 이를 보여주는 단적인 지표다. 집중력을 유지해야 하는 7회 이후, 단숨에 승부가 뒤바뀔 수 있는 2점차 이내의 상황은 승부의 분수령이다. 지성준은 이때 무려 0.667(9타수 6안타)의 고타율을 자랑한다. 6안타는 같은 상황에 팀 내 최다 기록이다. 4월 26일 광주 KIA전 9회 역전타와 2일 대전 LG전 끝내기안타 등 9회에 터트린 결승타만 벌써 두 개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