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한림원이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의 여파로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선정하지 않기로 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스웨덴 한림원은 4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논의 끝에 오는 10월로 예정된 올해의 문학상 수상자 선정을 내년으로 연기한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노벨문학상이 수여되지 않는 것은 제2차 세계대전 때인 1943년 이후 75년 만에 처음이다. 한림원은 내년에 두 명의 수상자를 선정하게 된다.
한림원은 이날 성명에서 “차기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되기 전에 한림원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회복하는 시간을 갖는 게 필요하다고 결정했다”며 올해 노벨문학상을 시상하지 않기로 결정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아르노는 지난해 11월 여성 18명에게 고발 당했다. 1996년부터 2017년까지 한림원이 소유하고 있는 스톡홀름과 프랑스 파리 아파트 등에서 이들을 잇달아 성폭행했다는 혐의다.
지난달 27일에는 아르노가 2006년 빅토리아 스웨덴 공주까지 성추행했다는 현지 언론 스베스타 다그다블라데트의 보도도 나왔다. 빅토리아 공주는 현 국왕인 칼 구스타브 16세의 장녀로 차기 왕위 계승 서열 1위다.
아르노는 또한 한림원에서 발표하는 노벨상 수상자 명단을 사전에 유출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에 종신위원 3명이 그의 해임을 요구했으나 무산되면서 이에 반발한 해당 위원들의 집단 사직으로 이어졌다. 급기야 스웨덴 한림원의 첫 여성 종신 사무총장이었던 사라 다니우스 사무총장까지 사퇴했고, 뒤이어 프로스텐손도 사퇴했다.
노벨재단은 스웨덴 한림원의 올해 노벨문학상 시상 연기 결정과 관련, 성명을 내고 “한림원이 노벨문학상 시상자로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현재 취하고 있는 구체적인 조치들에 대해 알려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