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사건으로 더 꼬이는 정국
5일 오후 국회 본관 앞에서 단식농성 중 화장실에 가던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에게 김모 씨가 “나도 아버지도 한국당 지지자였다. 부산에서 왔다”고 말을 건넨 뒤 악수를 청하고 있다 ① 김 씨가 갑자기 왼손으로 턱을 가격하자 ② 김 원내대표는 오른쪽 턱을 잡고 계단에 주저앉았다 ③ 한국당 당직자들에게 제압당한 김 씨는 “통일해 보자는 것을 국회에서 비준해 달라는 게 어렵나”라고 소리를 질렀다 ④ 채널A 화면 캡처
한국당은 폭행 사건을 계기로 ‘배후설’을 제기하며 대여 투쟁 강도를 높여 가고 있다. 특히 폭행범인 김모 씨(31)가 경찰에서 “김 원내대표를 폭행한 뒤 홍준표 대표도 테러하려고 계획했다”고 진술한 내용이 알려지자 한국당 의원들은 더 부글부글 끓고 있다. 김 씨가 스스로 한국당 지지자라고 밝혔지만 당원은 아닌 것으로 확인돼 계획적인 범행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홍준표 대표는 5일 의원총회에서 “절대 혼자 한 우발적 범행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 발언을 놓고 “근거 없는 의혹 부풀리기 발언”(더불어민주당 김현 대변인), “한국당의 투쟁 방식이 국민적 정서와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방증”(민주평화당 장정숙 대변인) 등 설전이 오갔다.
일부 여당 의원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김 원내대표를 조롱하는 글을 올리며 감정싸움을 벌이는 모습도 보였다. 민주당 위성곤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할리우드 액션, 퇴장인데… 아웃(OUT) 김성태”라는 글을 올렸다. 같은 당 임종성 의원도 “만약 (폭행사건을 핑계로 단식을) 끝내면 배고파서 자작극 벌인 꼴”이라고 썼다. 현재 이 글은 지워진 상태다.
다만 폭행사건 이후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가 김 원내대표를 찾아 일대일로 만나면서 극적인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 의장은 6일 농성 장소를 방문해 “8일까지 (합의) 안 하면 내가 그때부터 파업할 테니까. 대화하고 타협해서 잘해 달라고 내가 얘기를 간곡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고, 폭행 당일에는 우원식 원내대표가 병원을 찾았다.
이 때문에 정 의장이 합의 시한으로 정한 8일 오후 2시를 앞두고, 여야가 7일 예고된 회동에서 전격 합의에 나설 수 있다. 김 원내대표도 “여당과의 대화는 계속 이어가겠다”고 했다.
홍정수 hong@donga.com·박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