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비핵화 협상]풍계리에 참관단 묵을 숙소 없어 평양서 헬기이동 당일치기 가능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 정상회담에서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하는 모습을 공개하겠다고 약속한 가운데 이르면 다음 주에 공개 폐쇄 행사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6일 “핵실험장 폐쇄 공개 날짜가 아직 정확히 정해지진 않았다”면서도 “북한이 10년 넘게 사용한 핵실험장을 정리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한미 참관단 구성에 걸리는 시간 등을 감안하면 물리적으로 이달 중순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남북 고위급 회담이 진행되면 곧바로 날짜가 택일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핵실험장 폐쇄가 22일로 정해진 한미 정상회담이나 아직 날짜가 공개되지 않은 북-미 정상회담 바로 직전에 ‘세리머니’ 형식으로 이뤄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극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최상의 타이밍을 택해 국제사회에 ‘비핵화 진정성’을 확인시키고, 최대한 많은 보상을 끌어내려 할 것이란 분석이다.
우리 정부 또한 국방부, 통일부 등 유관 부처 관계자와 한국원자력연구원 등 전문기관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 집단 구성 관련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파견 근무를 했거나 공동 활동을 해본 경험이 있는 연구원이나 국방부 군비통제검증단 소속 직원 등이 참관단 1순위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10년 만에 이뤄지는 북한의 핵실험장 공개가 어떻게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함경북도 길주군에 위치한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에는 외빈이 묵을 만한 숙박시설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북한이 2008년 공개한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은 평양과 가까워 IAEA 관계자와 기자단이 차로 1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한 대북 전문가는 “영변과 달리 풍계리는 오지”라며 “평양에서 헬기로 가거나 항공편으로 청진공항까지 간 뒤 육로로 이동할 것 같다”고 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도 핵실험이 진행된 만큼 풍계리 일대가 방사능에 심각하게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고, 숙박시설도 여의치 않은 만큼 핵실험장 폐쇄를 최단 시간 내에 확인한 뒤 평양으로 돌아오는 ‘당일치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손효주 hjson@donga.com·황인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