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함께 꿈꾸는 혁신성장]<15> 삼성SDS 사내벤처 ‘차자줌’
삼성SDS의 사내벤처인 동영상 분석 및 검색 플랫폼 개발 업체 ‘차자줌’의 구성원들이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본사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장현주 차자줌 소사장(앞줄 가운데)은 “광고 시장에서 원하는 장면을 찾아내는 솔루션을 가지고 하반기(7∼12월)에는 해외시장의 문도 두드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경제 기자 kjk5837@donga.com
삼성SDS 사내벤처 ‘차자줌’은 이런 생각에서 탄생했다. 동영상을 처음부터 끝까지 훑어보며 특정 장면을 찾아야 하는 수고로움 없이 텍스트 입력만으로 곧장 원하는 장면을 찾아내는 것. 차자줌은 2017년 6월 이런 아이디어를 구체화한 동영상 분석 및 검색 플랫폼인 차자줌을 개발했다. 채널A ‘하트시그널 시즌2’라는 프로그램을 켜놓고 차자줌에서 등장인물인 오영주, 김현우와 같은 키워드를 입력하면 두 사람이 함께 등장하는 영상을 보여주는 식이다.
차자줌을 창업한 장현주 소사장은 사내벤처로 독립하기 직전까지 삼성SDS 영상분석사업부에 몸담았다. 그는 자신의 부서에서 보유한 기술을 보완해 확장하면 회사가 집중하고 있는 보안 시장뿐만 아니라 미디어라는 신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장 소사장은 바로 씨드랩 아이디어 공모에 참여했다. 그의 아이디어는 우수 아이디어로 채택됐고 그는 6개월간 프로토타이핑(사업 검증화 과정)을 거쳐 사내벤처 승인을 받아냈다. 장 소사장은 “하던 일을 그만두고 내가 생각한 아이디어를 회사에서 마련해준 별도의 공간에서 오롯이 집중해서 할 수 있게 된 점이 씨드랩의 최고의 장점”이라면서 “팀원을 사내에서 최대 10명까지 뽑을 수 있어 우수 인력들을 빠르게 자원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시장에서 살 사람이 없다면 무용지물. 장 소사장은 프로토타이핑 단계에서 동영상 검색 아이디어를 어떤 시장에 접목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고객들을 만나고 다녔다. 그러던 중 온라인 동영상에서 가장 최적화된 시점을 찾아 중간광고를 삽입해 주는 기술에 대한 수요가 있음을 발견했다. 대형 사업자 상당수는 이를 여전히 수작업으로 하고 있었다.
실제로 네이버TV 같은 플랫폼으로 야구를 본다 치면 이닝 종료 후 지상파 광고가 등장하게 되면 사람이 직접 대체 광고를 씌워 주어야 하기 때문에 오차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 그는 이 과정을 자동화하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2017년 7월에는 실제 상용화하겠다는 한 인터넷 동영상 플랫폼(OTT) 사업자를 만나 계약을 체결했다. 차자줌은 현재 실시간 온라인 생중계 방송에서 대체 광고를 넣을 수 있는 시점을 실시간으로 찾아주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차자줌이 삼성SDS에 도움만 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 차자줌은 이미지 검색엔진을 개발해 모회사에 제공했다. 차자줌의 이미지 검색엔진은 이미지 자체를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의 특징만을 저장하고 검색하도록 해 데이터 용량의 부담을 줄였다.
삼성SDS 관계자는 “씨드랩에 참여한 직원들은 사내벤처, 스핀오프(회사 독립)라는 성공 유무를 떠나 씨드랩을 통해 알게 모르게 경험했던 스타트업 특유의 유연한 문화를 대기업에 이식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효과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씨드랩 아이디어가 반드시 사내벤처로 발전하지 못해도 삼성SDS의 사업부에 귀속되기 때문에 씨드랩 운영 자체가 회사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