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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와 투타 비슷한데… 왜 잠실은 두산 땅?

입력 | 2018-05-08 03:00:00

‘한 지붕’ 맞수에 올해 5전승
3루타 잘 나오는 구장, 12개 1위
LG는 2개 최하위… 결정적 차이
도루-병살타 등 세부기록서 앞서




서울 잠실구장을 함께 안방으로 쓰는 두산과 LG는 서로를 이기고 싶어 한다. 만원 관중이 들어차는 어린이날엔 더욱 그렇다. 올해는 두산의 완승이었다. 어린이날인 5일뿐 아니라 주말 3연전을 모두 휩쓸었다. ‘두린이’(두산+어린이)는 신났겠지만 ‘엘린이’는 슬픈 주말이었을 것이다. 두산은 올해 LG와 5번 싸워 5번 모두 이겼다.

팀 타율과 팀 평균자책점으로 보면 LG가 일방적으로 밀릴 이유가 없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1위였던 LG는 올해도 4.41로 2위다. 두산은 4.63으로 3위다. 팀 타율 역시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세부 지표로 따지면 두산이 우위에 설 수밖에 없다. LG가 홈런이나 안타를 쳐야 점수를 내는 팀이라면 두산은 좀 더 다양한 득점 루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슬럼프가 없다’는 말로 정리되는 발야구에서 LG는 두산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가장 대표적인 게 3루타다. 잠실구장은 전국 모든 야구장을 통틀어 좌중간과 우중간이 가장 넓다. 발 빠른 주자가 한 베이스를 더 가기에 최적화된 구장이다. 두산은 이 점을 잘 활용한다. 7일 현재 두산 타자들은 모두 12개의 3루타를 기록했다. 공동 2위 넥센, 삼성(이상 6개)의 두 배다. 반면 LG의 3루타는 2개로 최하위다. 주자 2루와 3루의 차이는 엄청나다. 원 아웃 이하일 경우 주자가 3루에 있으면 희생플라이나 땅볼로도 득점을 할 수 있다.

두산은 팀 도루에서도 28개로 2위다. 특이할 만한 점은 도루 10위 안에 드는 선수는 한 명도 없다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너도나도 뛸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박건우, 허경민, 김재호, 정진호 등이 모두 4도루씩을 기록하고 있다. 발 빠른 선수가 많으니 병살타 개수는 19개로 10개 팀 중 가장 적다. LG는 병살타 34개로 최소 병살타 7위다. 수비에서도 두산은 LG을 압도한다. 두산 야수진은 14개로 최소 실책 1위다. 반면 LG 야수진은 26개(6위)의 실책을 범했다.

지난해 어린이날 주간 3연전에서 LG는 모처럼 두산에 3연승을 거뒀다. 하지만 시즌이 끝난 후 최종 상대 전적은 9승 1무 6패로 두산의 우위였다. 야구는 공격 때 한 베이스를 더 가고, 수비에서 한 베이스를 더 막아야 하는 종목이다. 바로 두산 야구가 그렇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