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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했던 무명작가 ‘죽음 설계자’가 되다

입력 | 2018-05-08 03:00:00

리뷰 / 연극 ‘컨설턴트’




연극 ‘컨설턴트’의 한 장면. 무명작가 J가 청부살인 업체에 취업한 뒤 죽음을 설계하는 컨설턴트가 되는 과정을 그렸다. 나인스토리 제공

“완벽한 죽음을 설계하라.”

무명작가 J는 의문의 남자 M으로부터 범죄 소설을 의뢰받는다. J는 성추행 등 각종 비리를 일삼은 한 국회의원을 모델로 그의 타살을 둘러싼 소설을 완성한다. 그리고 며칠 뒤, TV 뉴스로 전해진 중진 국회의원의 타살 소식을 접한 J는 혼란에 빠진다. 자신이 소설에 써내려간 살인 방법과 동일하게 국회의원이 피살됐기 때문이다. J는 M으로부터 소설의 대가로 3억 원을 건네받는다. 이후 J는 M이 운영하는 청부살인업체에 취직해 ‘살인 설계 컨설턴트’로 활약한다.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 등으로 주목받아 온 극단 공산집단 뚱딴지의 문삼화 대표가 연출을 맡았다. 문 연출가는 소설가로 꿈을 이루지 못한 평범한 J가 큰돈에 낚여 청부살인 설계 컨설턴트라는 괴물이 돼 가는 과정을 섬세하면서도 짜임새 있게 그려냈다.

극 후반부에 달할수록 광기를 드러내는 J, J를 보좌하는 ‘차도녀’ 콘셉트의 매니저, 사회의 부조리를 대변하는 듯한 악의 캐릭터 M 등 주요 인물들이 자신의 캐릭터를 강력하게 드러내면서도 작품 속에서 서로 잘 녹아든 모습이 인상적이다. 다만 여러 장면에서 반복되는 배우들의 동선 패턴은 살짝 지루하게 느껴져 아쉬웠다. 7월 1일까지 대학로 TOM 2관, 전석 5만 원. 02-3672-0900 ★★★(★5개 만점)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