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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첫 자국산 항모 시험항해… 美 겨냥 ‘군사 굴기’

입력 | 2018-05-09 03:00:00

[김정은-시진핑 다롄 회동]수천km 진출 가능 ‘산둥함’ 본격 운용




중국의 첫 국산 항공모함이자 두 번째 항모인 산둥(山東)함이 8일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에서 시험 항해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전용기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용기가 다롄공항에서 목격돼 두 지도자가 역사적인 시험 항해를 지켜본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랴오닝성 해사국은 4∼11일 보하이(渤海) 해역과 서해 북부 해역에서 군사 임무가 펼쳐진다며 선박 진입을 금지한다고 공고했다.

○ ‘강력한 해군’에 힘 쏟는 시진핑

시 주석은 최근 들어 해군력 강화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12일에도 중국군 최초의 해상 열병식을 열어 ‘강대한 해군력’ 건설을 강조했다. 당시 그는 “신시대의 노정에서, 중화민족 위대한 부흥 실현의 분투 가운데서 강대한 인민해군을 건설하는 임무가 오늘날처럼 긴박한 적이 없었다”며 “인민해군이 세계 일류 해군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10일에도 보아오포럼 개막식 연설 후 인접한 하이난(海南)성 동부 해안에서 훈련하던 랴오닝함 전단을 사열했다.

중국은 우크라이나에서 들여온 구소련 항모를 개조해 2012년 진수한 5만5000t급 랴오닝함에 이어 산둥함까지 확보함에 따라 본토 해안선에서 수천 km 떨어진 곳에서도 군사 작전이 가능해졌다. 중국의 2개 항모 보유는 근해 연안 방어에 치중했던 중국이 원양 해군으로 나가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항모 전단들은 인도양, 서태평양을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중국의 에너지 수송 노선을 보호할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과 일본의 전력을 견제하는 역할도 동시에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빠른 시일 안에 항모를 6척까지 늘릴 계획이다. 중국이 향후 항모 4척을 더 확보하고 핵 항모까지 손에 넣는다면 명실상부한 대양 해군 능력을 갖추게 된다. 그러면 각종 국제 현안에 대한 중국의 개입도 늘어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국 해군은 미 해군력에 비해선 양적, 질적 수준 차이가 크다. 10개의 항모전단을 갖고 있고,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에만 4개의 항모전단을 운용하는 미국은 군함 총톤수가 950만 t이 넘는다. 현재 중국은 군함 총톤수가 50만 t 미만으로 미국의 5%에도 못 미친다. 또 중국이 운용하는 젠(殲)-15 함재기의 전투 능력은 미 해군의 최신 함재기 F-35에 미치지 못한다고 군사전문가들은 평가한다.

○ 베일 벗은 산둥함의 전투 능력

중국은 랴오닝함을 개조하며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만재배수량이 더 커진 산둥함(7만 t)을 만들어냈다. 모듈식 조립 방식으로 건조된 산둥함은 2013년 11월부터 건조에 착수해 지난해 4월 진수됐다. 시험 항해를 마친 뒤 내년에 실전 배치될 예정이다. 중국의 항모 이름은 바다에 접한 성의 이름을 순서대로 채용하며 산둥함 이후 진수되는 항모의 이름은 장쑤(江蘇)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디젤 추진 항모인 산둥함은 길이 315m, 너비 75m에 최대 속도 31노트를 낼 수 있다. 스키점프 방식으로 이륙하는 젠-15 함재기 40대를 실을 수 있다. 함재기 24대를 탑재하는 랴오닝함에 비해 16대나 더 실을 수 있다. 중국이 그동안 상당한 능력의 최적화된 항모 설계 기술을 연마했음을 보여준다.

산둥함에는 대형 안테나 4개와 주변을 360도 감지해 해상 또는 공중 목표물 수십 개를 포착할 수 있는 S밴드 레이더가 탑재됐으며 수십 기의 중국산 단거리, 중거리 미사일이 실려 있다.

다만 함재기를 발진시킬 때 미국 항모가 사용하는 전자식 사출 방식이 아닌 증기 사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증기 사출 방식이나 스키점프 이륙 방식은 전자식에 비해 함재기의 이륙 거리가 많이 필요하다. 또 비행기의 무게를 줄여야 하기 때문에 많은 무기를 탑재하기 어려우며, 결과적으로 작전 능력에 제약이 있다. 핵추진 항모가 아니기 때문에 며칠에 한 번씩 급유를 받아야 한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대양 작전을 벌이려면 방어 능력이 취약한 대형 급유선 여러 대를 함께 거느리고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주성하 zsh75@donga.com·한기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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