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시진핑 다롄 회동]다롄서도 ‘그림자 수행’
김정은-시진핑 은밀한 대화에 北수행단 중 유일하게 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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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8일 오전 북-중 정상 간 ‘해변가 회담’에 배석해 오빠인 김정은 국무위원장 옆에서 웃고 있다. 중국중앙(CC)TV 화면 캡처
조선중앙TV는 8일 리수용·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김여정 제1부부장, 최선희 외무성 부상 등 5명을 이번 방중 수행원으로 공개했다. 김영철-김여정 등 남북 정상회담의 배석자 2인에 리수용-리용호-최선희로 이어지는 대미 외교라인의 간판들이 총출동한 것.
7일 열린 북-중 정상회담에는 리수용, 김영철, 리용호가 배석했다. 김정은의 사실상 비서실장으로 여겨졌던 김여정이 회담장에 나서지 않은 것은 의외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북-중 정상도 마주 앉아 환하게 웃었고 김여정은 김정은의 바로 옆에 앉았다. 김여정은 3월 김정은의 방중 때도 동행하지 않아 이번에 시 주석을 처음 만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남북 정상회담에선 문재인 대통령에게 만찬에서 직접 술을 따라주는 등 발랄한 ‘막내 여동생’ 같은 모습을 보였던 김여정은 이번 방중에선 내내 조신하고 차분한 표정을 보여줬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의 도보다리 회담 내용이 아직 공개되지 않은 것처럼 북한과 중국 매체들은 이 해변가 회담의 내용은 전하지 않고 있다. 외교가에선 코앞으로 다가온 북-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어떻게 비핵화 논의를 풀어갈지를 두고 구체적인 전략 전술이나 내밀한 이야기가 오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여정은 공식 회담 테이블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가장 은밀한 북-중 정상 간의 대화는 수행원 중 가장 가까이서 귀를 쫑긋 세우고 직접 들은 것이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