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효 부산대 화산연구센터장
윤 센터장은 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백두산이 우리 민족의 영산이라지만 실효적 지배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 보니 연구에 한계가 많다”며 “백두산의 4분의 1은 북한령이니 판문점 선언을 계기로 북한과 공동연구에 나서는 게 소망”이라고 말했다.
1992년부터 백두산 화산을 연구해온 윤 센터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백두산 전문가’다. 그는 “지금까지 백두산에 몇 번이나 다녀왔느냐고 묻는다면 ‘백두 번’이라고 답한다”며 웃었다. 1996년 중국 창춘지질학원(현 지린대) 파견교수 시절에는 아예 백두산 근처에서 4개월을 살았다고 한다.
2016년 기준으로 백두산에서 나오는 화산 가스의 성분비는 다행히 일정한 상태다. 다만 천지의 온천수 온도는 지속적으로 올라가고 있다. 천지 칼데라 호수 주변 지형은 2002∼2009년 12.8cm나 융기했다가 다시 침강하기도 했다.
하지만 윤 센터장은 2017년 관측 자료를 갖고 있지 않다. 백두산 연구에도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은 어김없이 영향을 미쳤다. 한국 사람은 중국에서 백두산 화산 가스나 온천수 온도 측정을 일절 할 수 없다. 백두산 분화 전조 현상을 감시하거나 예측하는 장비도 설치할 수 없다. 중국 연구진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그런 만큼 남북 관계 개선은 윤 센터장에게 남의 일이 아니다.
그는 “백두산이 분화하면 북한의 양강도와 함경도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크다”며 “한국 장비를 북한 쪽 백두산에 설치해 공동연구를 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