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로세하르더가 로테르담에 세운 ‘스모그 프리 타워’는 정전기로 미세먼지를 빨아들인다. ⓒThomas Ledl(W)
세계적으로 점점 심해지는 미세먼지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네덜란드 디자이너 단 로세하르더는 2015년부터 네덜란드 로테르담, 중국 베이징, 폴란드 크라쿠프 지역에 약 7m 높이의 대형 공기청정기 ‘스모그 프리 타워’를 설치했어요. 스모그 프리 타워는 2층 건물 정도의 높이로, 시간당 3만 m³의 공기를 정화할 수 있답니다. 이는 가로, 세로, 높이가 31m인 방을 가득 채울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양이지요. 반면 사용되는 전기는 전기주전자를 작동시키는 정도밖에 되지 않는답니다.
스모그 프리 타워는 정전기로 미세먼지를 빨아들여요. 스모그 프리 타워의 중앙에는 구리 코일이 있는데, 이 코일에 전기가 흐르면 타워 주변의 미세먼지가 양전하(+)를 띤답니다. 반면 타워의 안쪽은 음전하(―)를 띠고 있기 때문에 이 둘 사이에는 끌어당기는 힘이 작용하지요. 그 결과 미세먼지가 타워에 달라붙는답니다.
○ 도시에 세워진 빌딩 나무숲
이탈리아 건축가 스테파노 보에리가 만든 건물 ‘버티컬 포리스트’. 116m와 85m 높이의 쌍둥이 건물에 총 700그루의 나무와 2만 포기의 각종 식물을 심었다. ⓒStudio Roosegaarde
이탈리아의 건축가 스테파노 보에리는 도시 한가운데에 식물로 뒤덮인 건물을 짓는 ‘버티컬 포리스트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에요. 그는 이탈리아 밀라노 지역에 116m와 85m 높이의 쌍둥이 건물을 짓고 여기에 총 700그루의 나무와 2만 포기의 각종 식물을 심었답니다. 식물이 놓인 위치와 높이에 따라 햇볕을 쬐는 시간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이에 맞춰서 식물이 배치되었지요. 이 건물은 미세먼지를 잡을 뿐만 아니라 매년 1만9000kg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1만8980kg의 산소를 만들 수 있답니다. 보에리는 앞으로 중국 난징 지역에도 버티컬 포리스트를 지을 계획이지요.
2015년 밀라노에서 열린 세계박람회에서는 화려하게 생긴 한 건물이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어요. ‘이탈리아 궁전’이라는 이름의 이 건물은 겉이 하얀 벽으로 되어 있답니다. 이 벽의 재료는 ‘이산화 타이타늄(TiO2)’으로 햇빛 속 자외선을 받으면 미세먼지 주요 성분인 질소산화물과 휘발성 유기물을 분해하는 촉매 역할을 해요. 이 과정에서 이산화 타이타늄은 어떤 변화도 일으키지 않기 때문에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답니다.
탄소를 이용해 만든 에어 잉크. ⓒGraviki Labs
이에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모셰 앨러마로 교수팀은 트럭에 제트엔진을 싣고 미세먼지 배출량이 많은 화력발전소 근처에서 하늘을 향해 제트엔진을 분사하자고 제안했어요. 제트엔진에서 나오는 바람은 초속 약 400m로 음속을 넘어설 만큼 강력해요. 이 때문에 기온 역전층 밖으로 미세먼지를 밀어낼 수 있다고 예상한 거지요. 앨러마로 교수는 “1년 중 기온 역전층이 심하게 발생하는 30∼50일만 가동해도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어요.
이렇게 모은 미세먼지를 이용한 예술작품이 탄생했어요. 매사추세츠공대 출신의 공학자 아니루드 샤르마는 사람들에게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알릴 효과적인 방법을 고민했어요. 그러다가 문득 미세먼지 대부분이 검은색을 띠는 탄소 성분으로 이뤄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이를 이용하면 잉크를 만들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오른 거죠.
그는 우선 자동차 배기관에 매연을 채집하는 수집통인 ‘칼링크’를 부착했어요. 자동차가 칼링크를 달고 돌아다니면 매연의 검은 입자들이 칼링크에 모이지요. 그 다음 화학적인 분류과정을 거쳐 입자들 속에 들어 있는 중금속과 발암 물질 등을 제거했답니다. 그러면 매연에서 순수한 탄소 성분만 남지요. 이 탄소가 바로 잉크가 돼요. 그는 여기에 ‘공기를 맑게 하는 잉크’라는 뜻으로 ‘에어잉크’라는 이름을 붙였지요.
정한길 어린이과학동아 기자 jhg1roa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