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 측이 9일 출연자인 방송인 이영자의 ‘어묵 먹방’ 장면과 세월호 침몰 장면을 연관시켜 세월호 참사를 희화화했다는 의혹과 관련, “세월호 피해자 가족 여러분과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공식 사과했다.
‘전지적 참견 시점’ 측은 이날 공식입장을 내고 “모자이크로 처리돼 방송된 해당 뉴스 화면은 자료 영상을 담당하는 직원으로부터 모자이크 상태로 제공 받은 것으로, 편집 후반작업에서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방송에 사용하게 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쳤다”고 해명했다.
제작진은 이어 “이 점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과 함께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며 “해당 화면은 방송 중 관련 사실을 인지한 뒤 곧바로 모든 VOD 서비스를 비롯한 재방송 등에서 삭제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5일 방송된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는 이영자와 그의 매니저가 바자회에 참석해 화분을 판매하는 에피소드가 전파를 탔다. 이날 이영자와 매니저는 적극적으로 화분을 팔면서 틈틈히 ‘어묵 먹방’을 선보였다.
문제는 제작진이 이영자의 ‘어묵 먹방’ 장면을 뉴스 보도 화면에 삽입해 ‘속보 이영자 어묵 먹다 말고 충격 고백’이라는 자막을 넣은 것.
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전지적 참견 시점’에 사용된 뉴스화면 일부가 지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MBC 뉴스 특보 화면이라고 지적했고, 이 내용이 온라인에서 확산하면서 뒤늦게 논란이 됐다. 앵커의 뒤 배경은 블러 처리가 됐지만, 세월호가 침몰하는 장면이다.
특히 어묵은 과거 극우 성향 온라인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 일부 회원들이 세월호 희생자를 모욕하는 데 사용한 단어다. 앞서 일베 회원 김모 씨(23)와 조모 씨(33)는 지난 2015년 1월 수원시 한 PC방에서 단원고 교복을 입고 세월호 희생자를 비하하는 용어인 ‘어묵’을 먹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친구 먹었다’는 제목으로 일간베스트 게시판에 올려 희생자와 생존학생들을 모욕한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도 징역 4월을 선고받은 바 있다.
누리꾼들은 “하필 저 뉴스를 사용했냐. 이건 이영자 씨 잘못이 아니고 편집한 사람이 잘못했네요(glda****)”, “어떻게 어묵장면에 세월호 관련 이미지를 삽입할 수 있냐? 어묵이랑 세월호 엮은 베충이 처벌 받은 거 알지?(keth****)”, “와 진짜 꼭 찾아서 처벌받길 바란다. 진짜 미성숙한 사람이다(2078****)”, “세월호 뉴스에다가 편집한거 실화냐? 개소름. 수많은 뉴스 짤중에 굳이 세월호? 분명히 의도가 있었을 것이다. 굳이 모자이크 처리를 해야 하는 수고까지 하게끔 만든 건 분명히 의도가 있었다는 거지(omin****)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전지적 참견 시점’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에도 항의글이 빗발쳤다. ‘전지적 참견 시점’ 시청자 게시판은 현재 글쓴이 본인만 게시글을 확인할 수 있어 일부 누리꾼들은 한 글자 제목 게시물을 연이어 올려 ‘일베충 아웃’ ‘세월호리본’ ‘폐지하라’ ‘처벌해’ 등의 글을 세로로 완성해 MBC 측에 강력하게 항의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