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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볼브레이크] 부정 배트 논란? ‘마녀사냥’과 ‘답정너’가 만든 촌극

입력 | 2018-05-09 15:54:00


2018 KBO리그에 때 아닌 부정 배트 논란이 뜨겁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부정 배트가 아닌 ‘부적격 배트’라는 표현이 맞는 말이다.

KBO는 8일 열린 KBO리그 5경기에 앞서 일괄적으로 배트 검사를 실시했다. 해당 경기에 배정된 심판들이 각 팀 덕아웃을 방문해 타자들이 사용하는 배트를 모두 육안으로 검사했다.

이번 검사의 주 요점은 배트 도료에 관련된 것이었다. 야구규약 ‘배트 공인규정’ 4조 2항에는 ‘표면에 도포하는 도료는 자연색, 담황색, 다갈색, 검은색에 한하며, 반드시 나무의 결이 보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최근 들어 일부 타자들의 배트가 너무 진하게 칠이 되어있어 나무의 결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이번 검사의 핵심이었던 부분이다.

8일 진행된 배트 검사에 따라 규정 위반 소지가 있는 선수 7명의 배트가 ‘부적격’으로 판정됐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생겨난 ‘곡해’다.

이날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는 두산과 KIA가 맞대결을 벌였다. 경기 전 진행된 검사에서 KIA 내야수 정성훈과 두산 외야수 김재환의 방망이가 ‘부적격’으로 사용금지 처분을 받았다.

두 선수가 사용한 배트는 제조사 ‘빅터스’와 ‘마루치’의 배트였다. 이 배트들은 시즌 전 KBO의 공인 검사를 모두 정상적으로 통과한 것들이다. ‘부정’이라는 단어와는 애초에 거리가 멀다.

문제는 이후 상황이었다. 해당 배트를 사용한 선수들에 대한 ‘마녀사냥’이 일어났다. 배트 검사는 KBO가 매 시즌 3~4회 이상 실시하는 정기적인 검사다. 이번 검사의 차이점이라 하면 최근 불거진 ‘나무의 결’ 육안 판별에 대한 부분이 강조됐을 뿐이다.

선수들은 KBO의 검사를 통과한 공인 배트만을 엄격하게 구입해 사용한다. 특히 이번 광주경기 검사 과정에서 드러난 부적격 배트들은 선수들이 사용도 하지 않은 새 것들이었다. 제조사의 제조 과정에서 도료가 진하게 칠해진 배트를 선수들이 무슨 재주로 나무의 결이 보이게 만들 수 있단 말인가. 선수들은 억울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일부 여론은 이미 해당 선수들을 ‘부정 배트 사용자’로 낙인찍었다. 일부 언론 역시 현장 취재도 없이 부정 배트라는 표현으로 선수들을 몰아세웠다. ‘답정너(답은 이미 정해졌다)’식의 비난을 위한 비난이 또다시 오해를 증폭시키는 모습이었다.

KBO 정금조 클린베이스볼센터장은 9일 “부정배트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이어 “도료 규정과 관련해 부적격 배트를 판별했을 뿐이다. 선수들에게는 어떠한 형태로도 처벌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광주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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