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복학왕’에서 주인공이 실제 시중에서 팔고 있는 제품의 담배를 피고 있다.국가금연지원센터 보고서 및 네이버 웹툰 캡쳐
웹툰 ‘복학왕’에서 주인공이 실제 시중에서 팔고 있는 제품의 담배를 피고 있다.국가금연지원센터 보고서 및 네이버 웹툰 캡쳐
웹툰 ‘복학왕’에서 주인공이 실제 시중에서 팔고 있는 제품의 담배를 피고 있다.국가금연지원센터 보고서 및 네이버 웹툰 캡쳐
“그저 담배 필 때가 최고야!”
담배를 문 주인공의 탄성이다. 연기를 쭉 빨아들이는 그의 손엔 시중에 파는 특정 브랜드의 담뱃갑이 들려있다. 유명 웹툰 ‘복학왕’의 한 장면이다.
청소년이 즐겨 보는 ‘웹툰’에 흡연 장면이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특히 시중에 파는 담배 제품이 그대로 묘사돼 있어 청소년의 흡연 욕구를 자극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복학왕’과 ‘뷰티풀 군바리’에서는 KT&G 제품인 ‘디스플러스’와 ‘보헴시가 리브레’가 실제 제품과 똑같이 그려져 있다. ‘부활남’에서는 ‘말보르’ 제품이 자주 등장했다. 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가 유행하는 가운데 전자담배를 피는 장면이 담긴 웹툰(박살소녀)도 있었다.
이 센터장은 “특정 담배 브랜드가 웹툰 속에 나오면 실제 제품인 만큼 청소년에게 각인 효과가 매우 크다”며 “청소년이 특정 브랜드에 우호적 감정을 갖고 향후 고객이 될 확률이 높다”고 경고했다. 국내 남자 청소년의 흡연율은 현재 9.5%에 이른다. 금연단체들은 담배회사가 웹툰에 PPL(간접광고)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TV드라마에서 자연스럽게 특정 제품을 노출시키듯 담배회사들이 젊은층에 인기가 많은 웹툰을 홍보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KT&G 관계자는 “담배사업법상 잡지나 담배판매점 내부 등에만 제한적으로 광고를 할 수 있다”며 “웹툰에 PPL을 한다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한 웹툰업체 관계자는 “작가들이 업체랑 계약을 맺고 실생활에서 쓰는 각종 제품을 일부러 노출시키는 경우가 있고, 또 일부는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 실제 제품을 똑같이 그리기도 한다”며 “명확한 제도나 기준이 없어 정확한 실태를 알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부는 웹툰 속 흡연 장면과 담배제품 노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방송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에 따라 흡연 장면이 규제된다. 영화 역시 ‘약물·흡연 등이 반복되지 않게 한다’는 최소한의 규정이 있다.
김윤종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