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남자부 FA 최대어로 꼽히는 전광인이 친정 한국전력을 떠나기로 했다. 8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국가대표팀 훈련 도중 만난 전광인은 “좋은 환경에서 새로운 배구를 펼치기 위해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진천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V리그 남자부 프리에이전트(FA) 최대어로 손꼽히는 전광인(27)이 원 소속구단 한국전력을 떠난다. 원 소속구단 우선협상 마감일인 14일이 지나면 새 행선지를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남자배구대표팀 훈련이 한창인 9일 진천선수촌에서 만난 전광인도 “시장에 나가겠다는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의 표정에서 복잡한 심경이 읽혔다. 2017~2018시즌이 끝나고 FA 자격을 얻은 전광인은 7개 구단 모두 군침을 흘린 만한 스타플레이어다. 리시브의 중요성이 커진 최근의 흐름을 고려하면, 리그 최정상급의 공격력을 갖춘데다 수비와 리시브 능력도 수준급인 전광인의 가치는 엄청나다. 한 구단 핵심 관계자는 이달 초 “전광인이 시장에 나오면 당연히 영입 전쟁에 뛰어들 것”이라고 밝히며 관심을 드러냈을 정도다. 이제 ‘이적’이라는 큰 틀에선 전광인의 거취가 결정됐다.
전광인은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 시작 전인 3일에 ‘더 좋은 환경에서 배구를 하고 싶다. 시장에 나가겠다’고 김철수 감독님과 공정배 단장님께 말씀드렸는데, 감독님께서 ‘어떤 선택을 하든 좋은 결과 있길 바란다’고 해주셔서 감사했다. (서)재덕이 형도 ‘좋은 환경에서 배구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하더라. 2017~2018시즌을 돌아보면, 배구를 즐기지 못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2018 FIVB 발리볼네이션리그‘를 앞두고 한국 배구국가대표팀이 9일 충북 진천 선수촌에서 훈련을 가졌다. 남자배구대표팀 전광인이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진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환경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실제로 한국전력 구단은 선수단 숙소와 웨이트트레이닝 시설 등이 타 구단과 견줘 다소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현대캐피탈의 ‘캐슬 오브 스카이워커스’나 삼성화재의 ‘삼성 트레이닝센터(STC)’ 등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고질적으로 무릎이 좋지 않은 전광인 입장에선 경기 후 회복과 치료 환경이 갖춰진 구단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는 “한국전력 시절과 견줘 조금만 환경이 개선돼도 좋을 것이다. 몸 상태가 좋지 않으니 치료에 대한 부분도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FA는 그야말로 전광인의 인생을 위한 선택이다. 전광인은 “이제 홀가분하다. 결정하는 과정이 힘들었다. 가족들도 ‘알아서 잘하라’고 하더라. 배구는 내 직업이기도 하지만, 인생에 없어선 안 될 일부다. 내 스스로 판단해 결정을 내렸다”고 진심을 말했다. 그의 말 마디마디에 진지함이 묻어났다.
진천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