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의 로봇서비스기업 ‘코발트로보틱스’ 직원 윌 캐트런 씨(36)는 보안용 로봇을 사용하는 고객들의 민원을 처리하는 일을 맡고 있다. 그는 하루 종일 전화, 문자, e메일 등으로 쏟아지는 각종 문의와 수리 요청 등을 파악한다. 가끔 현장으로 출동해 로봇 부품에 기름칠을 해 오작동을 해결하고, 이사 가는 기업이 신속하게 로봇을 재사용하도록 돕는다. 캐트런 씨의 직업은 ‘고객-로봇 연락담당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에 소개한 ‘인공지능(AI) 시대에 떠오르는 직업’ 중 하나다.
WSJ에 따르면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는 2030년까지 AI와 자동화 기술에 대한 투자로 인해 세계적으로 일자리가 2000만∼5000만 개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통 사람들은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오히려 일자리가 는다는 것이다. WSJ는 “기업 대부분은 (AI와 자동화 환경에 맞게) 기존 직업을 변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람들이 AI 시대에 맞게 새롭게 탐색해 볼 직업으로 ‘AI 조립자’도 소개됐다. 로봇이 늘어나면 로봇 하드웨어를 조립하는 기술에 대한 수요도 늘 수밖에 없다. 로봇이 사람의 지시를 제대로 이해하고 이행하는지 면밀하게 체크하는 ‘로봇 매니저’도 유망한 직업이다. 로봇이 엉뚱하게 행동해서 로봇을 이용하는 사람들 사이에 혼선이 일어나는 순간 로봇 매니저가 위력을 발휘한다. 이 직업은 로봇을 활용하는 여러 분야 사람들의 불편을 해결하기 때문에 기술적 지식보단 사교성이나 행정처리 능력이 더 중시된다.
자율주행차와 같이 AI가 적용된 기계의 안전성과 성능을 시험해 보는 운전자, 드론을 고객의 요구에 맞게 각종 행사에 활용하는 ‘드론 예술가’도 AI 시대에 기대되는 직업이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