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철 한양대 류마티스병원장
루푸스는 피부뿐 아니라 관절, 신장, 폐 등 전신에 염증 반응을 일으켜 빠른 시간 내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자가면역질환이다. 20, 30대의 가임기 여성이 대부분이라 발병 후 직장, 학업, 임신과 출산 등 평범한 일상에 제약을 받는 경우가 많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982명의 전신 홍반 루푸스 환자 중 36%가 진단 후 10년 이내에 일을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루푸스 환자들을 좌절케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지난 20여 년간 항말라리아제, 스테로이드제, 면역조절제 등 루푸스 치료에 주로 사용되는 표준요법들이 발전해왔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환자들은 표준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부작용을 호소하고 있다.
루푸스 환자들이 꿈꾸는 밝은 미래는 특별한 것이 아닌, 단지 평범한 일상이다. 부작용이 적고 높은 치료 효과로 환자들이 바라는 일상적인 삶을 가능케 하는 치료제를 개발하여 진료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보건당국, 의료계 및 산업계의 시급한 역할이라고 본다. 유난히 혹독했던 겨울을 이겨내고 맞은 올해 봄처럼, 루푸스 환자들도 따뜻한 일상을 가질 수 있도록 환자들의 치료 환경이 더욱 개선되기를 기대해 본다.
배상철 한양대 류마티스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