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경영 정상화 방안 확정
정부는 GM이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를 한국에 설립하기로 했고 10년간 한국GM의 최대주주로 남도록 하는 등 협상의 성과가 컸다고 자평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GM에 대해 GM은 대출 형태로 지원하는 반면 산은은 신규 출자 형태로 돈을 집어넣는 구조여서 형평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언제든 GM의 한국 철수설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불씨를 남겼다는 지적도 많다.
○ 정부·GM이 7조7200억 지원
정부는 대주주의 책임, 이해관계자 고통 분담, 장기적 경영 방안 마련이라는 구조조정의 3대 원칙이 잘 지켜졌다는 입장이다. 김 부총리는 “‘먹튀’ 방지 장치가 충분히 마련됐다. 한국 경제 전반을 고려했을 때 수출과 일자리 등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GM의 한국GM에 대한 신규 투자 중 3조 원이 본사 대출로 이루어지는 점은 비판거리다. 정부는 협상 초 GM이 한국GM에 대출을 하면 산은도 대출을 하겠다는 원칙을 세웠다. 하지만 산은은 8100억 원 신규 투자를 결정해 향후 한국GM의 경영 상황이 나빠지면 이를 회수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GM이 대출 없이 신규 투자 규모를 늘리기 어렵다고 해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그 대신 정부는 연 4.8∼5.3%였던 GM 본사의 대출금리를 3% 선으로 낮춘 금리를 적용해 한국GM의 이자 부담을 줄였다고 강조했다. 또 본사 대출이 늘어난 만큼 외국인 투자지역 지정 신청을 반려해 사실상 불가 방침을 세웠다.
○ GM 10년 이상 한국에 남을지 미지수
전문가들은 한국GM 경영 정상화가 정부가 당초 밝힌 3대 구조조정 원칙에 맞게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정상화 방안으로 한국GM의 경영을 정상화시킬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미국 본사가 한국GM에 신차 2종을 배정했지만 판매 부진을 극복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권은 11일부터 ‘한국GM 협력업체 금융지원 특별상담반’을 한시적으로 가동하고 한국GM 협력사에 대해 특례보증과 대출, 상담 등 지원을 해준다. 한국GM의 1차 협력업체 약 300곳의 매출이 1분기(1∼3월) 전년 대비 16.6% 감소하는 등 경영 상황이 악화된 데 따른 것이다.
이건혁 gun@donga.com·강유현·변종국 기자